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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하륜이 내게 보고하러 왔을 때, 그의 얼굴에는 어색함이 가득하였다. 입을 꾹 다문 채 몇 차례 나를 힐끔거리더니, 마침내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공주마마, 동궁에서 민연아를 시중드는 시녀가 말하길 민연아와 세자저하께서 매일 밤 같은 침상에서 잠을 잔다고 하옵니다. 물론 그런 일은 없었으나 그...” 나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웃었다. “민연아는 감히 그런 짓까지 벌이고 있는데 네가 못 할 말이 뭐가 있겠느냐? 그냥 말하거라.” 하륜은 기침을 몇 차례 하고는 최대한 태연한 표정으로 들은 바를 조목조목 전하였다. 사실 나는 이미 그 두 사람의 뻔뻔함과 추잡함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륜의 입을 통해 직접 들으니 불쾌함과 놀라움이 뒤섞여 한동안 입을 떼지 못하였다. 민연아와 이휘는 단지 마지막 선 하나만 넘지 않았을 뿐, 그 외의 모든 경계를 넘나들었다. 그들은 매일 밤 귀신에 들린 듯 소란을 피우며 침소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세상의 풍파를 두루 겪은 시녀들조차 견디지 못하여 밤근무를 피하려 갖은 핑계를 대었다 한다. 그런데도 민연아는 자신과 세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그 이유란 게 고작, 아직 처녀이기 때문이었다. 그녀와 권경현 또한 그러했을까? 나는 속으로 비웃음을 머금었다. 그때, 갑자기 궁에서 사람이 도착하였다. 전하께서 나를 불러 중요한 일을 논하려 하신다고 전해왔다. 아바마마의 부름이니 나는 주저 없이 옷을 갈아입고 궁으로 향하였다. 정전에 도착하니 어마마마께서도 옆에 앉아 계셨다. 그 얼굴에는 묘한 미소가 서려 있었고 나는 그 순간부터 심기가 편치 않았다. ‘또 무슨 일을 벌이시려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지난번 일로 사이가 틀어졌고 어마마마는 나를 더 이상 찾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정전에 모습을 드러내고 저토록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좋은 소식일 리 없었다. 내가 정중히 예를 올리고 자리에 앉자 아바마마께서 역시나 벼락같은 ‘좋은 소식’을 들려주셨다. “연우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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