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내 거절에 어마마마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감정을 다스리고 꾹 참으며 웃는 얼굴로 계속해서 나를 꼬드겼다.
“딸아, 네 유일한 핏줄이지 않느냐. 아무리 싸우고 얼굴을 붉혀도 결국엔 한 가족이다. 피를 나눈 혈연이란 말이다. 네 오라비도 네게 잘못한 것을 깨닫고 사과를 전해달라고 하더구나. 오라비가 그렇게까지 하는데 도와주지 않으련?”
나는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단지 말뿐인 사과입니까? 게다가 어마마마께서 전달하신 말이니 아무런 실질적인 보상도 없지 않습니까?”
어마마마의 웃는 얼굴이 서서히 굳어지며 눈썹도 주체할 수 없이 위로 들썩거렸다.
“그쯤 했으면 되었다. 네 친 오라비한테 그토록 모질게 굴 필요가 뭐란 말이냐. 네가 이 일을 도와주면 나중에 내가 직접 네 오라비에게 선물을 들고 찾아가 사과하라고 시키면 되지 않느냐.”
나는 비웃음을 참지 못했다.
“저는 이 일을 해결할 정도로 큰 재주가 없사옵니다. 기껏해야 몇 마디 간청을 드릴 뿐인데 어찌 벌하실지는 아바마마께서 명하실 일이지, 저는 참견할 수 없사옵니다.”
어마마마가 목을 가다듬으며 웃었다.
“내가 사람을 통해 알아보니 폐하께서 노하신 것도 환영수 때문이라더구나. 네가 민 낭자에게 환영수를 가르쳤는데 일부러 감추고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하면 아바마마께선 분노를 네게 돌릴 거다. 그러면 네 오라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겠느냐?”
나는 귀를 의심하며 어마마마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마마마의 뜻은 제가 나서서 수모를 당하고 노하신 아바마마의 벌을 받으라는 것이옵니까? 저를 괴롭히고 제 물건을 훔쳐 간 망할 것들을 위해서요?”
어마마마는 웃음을 멈추고 얼굴을 찡그렸다.
“너는 그저 공주이지 않느냐. 폐하께서 노하셔도 넌 기껏해야 총애를 잃을 뿐이지 손해 볼 것은 없다. 너 하나 희생하는 게 뭐 어때서 그러느냐. 허나 네 오라비는 다르다. 세자는 장차 대성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 셋째 왕자가 그토록 거만하게 구는데 이대로 왕위를 빼앗기면 우리의 부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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