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민연아의 뻔뻔함에 익숙해진 지 오래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의 이런 말이 우스꽝스러웠다.
“자수방의 장사가 왜 번창하게 됐는지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 내 환영수의 명성을 빌어 악의적으로 가격을 낮춰서 일시적으로 반짝인기를 얻은 것뿐인데, 그게 어떻게 네 능력이더냐? 기껏해야 남의 능력에 빌붙어 피를 빨아먹는 해충에 불과한데 어디서 잘난 척이더냐!”
송유빈이 소리 내 웃으며 거들었다.
“공주마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민연아의 표정이 굳어지며 화가 나서 반박했다.
“장사가 다 그런 것이지요. 남의 명성에 빌붙는 것도 재주입니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는 제가 압도적으로 이긴 게 맞사옵니다. 그러는 공주마마께선 돈줄이 끊겼는데 어떻게 도련님 앞에서 돈으로 명성을 얻으려 하십니까?”
말하며 그녀는 담담한 미소를 지은 채 송유빈을 바라보았다.
“도련님, 출신이 모든 걸 결정하진 않사옵니다. 후천적인 노력이 더 중요하죠. 지금의 저는 더 이상 나약하고 힘없는 천민 여인이 아니라 어엿하게 성장한 자수방 주인이고 더 이상 예전처럼 우러러보기만...”
난 그녀의 애틋한 사랑 고백을 가로채며 거침없이 비웃었다.
“꿈이라도 꾸는 것이냐? 장사는 하루 이틀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고작 단기간에 돈을 벌어들인 게 뭐 대단하더냐.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는 게 진짜 능력이거늘. 너는 지금 부당한 수작으로 돈을 벌어들였으니 언젠가 그걸 다시 뱉어내야 할 테다. 한 치 앞도 모르고 내 장사를 가져갈 생각이나 한다니, 정녕 네가 뭐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하하하! 더 이상 영의정 대감께 매달리지 말거라. 한낱 네까짓 게 넘볼 수 있는 분이더냐? 집에 거울이 없으면 오줌이라도 싸서 네 행실을 비춰보거라.”
민연아를 자극하기 위해 일부러 그녀의 치명적인 허를 찔렀다.
역시나 그녀는 약이 잔뜩 올라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공주마마께서는 그렇게 깔보시는 소인과 감히 내기할 수 있으십니까?”
“무엇을 걸고 내기를 할 테냐?”
민연아가 고개를 치켜들고 또박또박 말했다.
“소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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