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조금은 후회되었다.
“다른 이에게 쓰라고 할 걸 그랬습니다. 저 여자가 대감의 글에 역겨운 짓을 할 생각에 소름이 돋는군요.”
질투가 아니라 절친한 친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다.
송유빈은 웃음을 머금은 채 나를 바라보았다.
“공주마마께서 후회하는 게 그것뿐입니까?”
나는 그의 걱정을 이해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 절대 지지 않습니다. 질 것 같으면 온갖 불명예스러운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상황을 되돌릴 테니 절대 대감님을 모욕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도덕이나 청렴은 사람 대 사람으로서 논하는 것이다.
민연아 같이 원칙도 없이 저급한 것들에겐 더 악랄한 수단이 필요했다.
송유빈은 멈칫하다 크게 웃었다.
“역시 공주마마십니다. 제가 괜한 걱정을 했나 봅니다.”
그는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말했다.
“공주마마께서 이기는 것도 모자라 완벽하고 통쾌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 예상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행운을 빌어주십시오.”
곧 나는 송유빈에 대한 민연아의 집착을 보았다.
우연 자수방은 환영수가 한창 팔리고 있을 때 가격을 올리는 대신 또다시 값을 낮췄다.
그러면서 석 달 동안 옆 가게 영락 자수방에서 물건을 사지 않으면 값을 더 낮춰준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소식에 환영수를 차마 사지 못하고 구경만 하던 사람들도 마음이 동해 우연 자수방은 사람들로 발붙일 틈이 없었다.
우연 자수방의 침선비는 쉬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느라 손에 온갖 굳은살이 박였다.
일손이 부족해 민연아는 그다지 능숙하지 않은 침선비를 임시로 높은 임금에 데려왔다.
게다가 다른 자수방을 들락거리며 바느질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잘하든 못하든 자신의 자수방으로 오게 했다.
그리고 영락 자수방은 그녀의 말에 전보다 더 쓸쓸했고 가게 하인들도 꾸벅꾸벅 졸다가 넘어질 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영실과 희동이는 주로 상단 쪽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저택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내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몰라서 이런 상황을 보고 크게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공주마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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