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나는 가볍게 웃었다.
“이번에 그들의 시험에 넘어가면 그것이야말로 장사하는데 발목을 잡힐 짓이다.”
애초에 약속을 어기는 건 못 할 짓인데 영락 자수방의 배후 주인이 나라는 걸 알면서 그런다는 건 경멸과 멸시였다.
그런 자들에게 강경한 태도로 응하지 않으면 단골손님도 그걸 따라 배워 공주인 날 안중에도 두지 않을 게 뻔했다.
굳이 생각지 않아도 그들은 민연아의 자수방에서 환영수를 샀을 거다.
싼값에 ‘좋은 물건’을 사고 세자에게도 잘 보일 타산이겠지.
그들은 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땐 수상한 낌새가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
세상에 하늘에서 떡이 떨어질 일은 없다.
다행히 선견지명으로 자수방에 모든 걸 걸지 않고 영락 상단 하나만 운영한 것도 아니었다.
원수들이 소란을 피우지 않도록 새로 연 가게는 영락이 아닌 다른 상단의 이름을 따고 하륜이 책임지고 있었다.
셋째 오라버니 이헌과 송씨 가문의 은밀한 보살핌으로 새 상단의 장사는 인근 다른 지역까지 확장될 정도로 번창했다.
그래서 지금은 자수방의 장사가 되지 않고 수입이 줄어 영락 상단의 다른 가게들도 조금 힘들어졌지만 내 생활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나는 여전히 돈이 쉬지 않고 들어오는 장사치이고 먹고 노는데 걱정이 없다.
주루에서 가장 경치 좋고 호화로운 방에서 최상의 안주를 곁들여 먹으며 입맛에 맞으면 일꾼과 음식을 만든 자에게 상을 내렸다. 정원을 거닐 때면 다른 이가 방해하지 않도록 장소를 대관하며 그곳에서 나를 모시는 하인들이 말 한마디라도 기쁘게 하면 상을 내렸다. 극장에서는 가장 유명한 광대를 골라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하고 나를 기쁘게 해주면 또 거하게 상을 내렸다.
이를 알게 된 송유빈이 먼저 근래 한가하다며 자신이 곁을 지키고 싶다고 자처했다.
내가 돈을 쓰는 게 싫고 괜히 못된 행실만 배워 나쁜 길에 들어서지 않을까 걱정이 된단다.
비록 어처구니없는 말이긴 해도 곰곰이 생각한 끝에 그를 데리고 다녔다.
미인은 눈과 마음에 이롭다고 하지 않았나. 그 망할 것을 열받게 할 수도 있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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