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송유빈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의 말 속에 숨겨진 의미를 깨달았다.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백성들 앞에서 제대로 망신당했으니 최소 몇 달은 숨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와 송유빈이 그녀의 강대한 정신력과 뻔뻔함을 간과했다. 겨우 한 달도 안 되어 다시 밖으로 나와 그에게 엉겨 붙을 줄이야.
친우가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는데 어찌 보고만 있겠나.
마침 나도 제대로 비웃고 조롱해 주고 싶었던 참이었다.
그리하여 먼저 그의 저택으로 전갈을 보내 송유빈과 함께 지난번 구경하던 다락에서 차를 마시자고 했다.
송유빈은 기꺼이 동의했다.
민연아는 뭔가 수작을 부린 건지, 아주 빠르게 나타났다.
우리가 이제 막 차를 한 잔 마시고 있었을 때 그녀는 화려하게 등장했다.
“도련님,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민연아는 송유빈 옆에 있는 나를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
“공주마마께서 어찌 이곳에...”
나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채령을 보았다.
채령이는 이내 내 뜻을 알아차리고 곧장 민연아에게 달려가서 그녀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
민연아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더니 얼굴은 원망과 분노로 일그러지고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이게 대체...”
채령이가 또 한 번 손을 들어 뺨을 때리며 질책했다.
“감히 공주마마를 뵙고도 정중하게 인사를 올리기는커녕 어느 안전이라고 함부로 혀를 놀리면서 무례하게 구는 것이냐!”
채령의 힘이 꽤 세서 그녀에게 맞은 민연아는 머리카락이 엉키고 반짝이는 은 장신구도 마구 흐트러져 미치광이 노파 같았다.
분노에 이가 갈렸지만 채령의 말에 트집을 잡을 수가 없어 결국 이를 악문 채 무릎을 꿇고 말을 바꿨다.
나는 그녀에게 일어서라는 말도 없이 여유롭게 차를 마셨다.
“방금 그 말은 내가 해야 할 말이 아니냐? 네가 왜 여기 있는 것이냐?”
민연아가 입술을 달싹였다.
“다락은 궁궐의 금기 구역도 아니고 민간인 백성이라면 다 올 수 있는 곳입니다. 공주마마께서는 혹 어딜 가든 다른 이의 접근을 허하지 않으시어 이토록 거친 모습을 보이시는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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