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나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넌 정말 변함이 없구나. 늘 그렇듯 자기 체면을 포장하기 바빠. 선행당은 네가 지은 곳이더냐? 안에 있는 약재는 네 돈으로 산 것이냐? 그곳의 운영과 관리도 네가 한 것이냐? 넌 그저 얼굴만 비추고 입만 뻥긋하면서 모든 공을 자기에게 돌리는구나. 참으로 뻔뻔하기 그지없어!”
민연아의 표정이 여러 차례 변하더니 결국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공주마마께서 저를 싫어하시는 건 알지만 이렇게까지 저를 모함하고 공격할 필요가 있으십니까? 저와 권 도령은 남매 같은 사이인데 공주마마의 아량이 좁기에 남자의 마음을 얻지 못하시는 겁니다. 저를 시기하여 힘없고 무고한 아녀자인 저를 괴롭힐 필요는 없으십니다...”
말하며 은근슬쩍 송유빈을 돌아보면서 극도로 연약하고 가련한 자태를 드러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송유빈은 고개를 숙이고 차를 마시며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다.
나는 웃느라 어깨까지 떨리면서 찻잔을 들고 민연아의 얼굴에 쏟아부었다.
“너를 시기해? 네까짓 게 뭐가 잘나서 내가 널 그리 생각하겠느냐. 이 몸은 대성의 고귀한 공주로 풍족하고 자유로운 삶을 누리며 곁에는 천하일색의 귀공자가 있는데 세상에 몇 명이나 이런 복을 누릴 수 있겠느냐. 그러는 너야말로 진작 시기 질투에 눈이 멀어 미쳐가고 있지 않더냐? 하지만 너는 내가 아니기에 이분에게 엉겨 붙을 수가 없겠구나.”
찻잔을 든 송유빈의 손이 멈칫하며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알 수 없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은근슬쩍 눈짓했다.
‘지금은 억울하더라도 조금 참아주십시오.’
송유빈은 내 눈빛을 알아차리고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숙였다.
역시 내 말이 민연아의 허를 찔러 그녀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뭐가 그렇게 잘나셨습니까? 기껏해야 출신이 고귀한 것인데 공주라는 신분 말고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채령이가 때리려 하자 내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
“내 환영수는 온 천하에 이름을 날리고 있다. 공주가 아니라 평민으로 태어났어도 난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는 넌, 남자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