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진시연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싫어하고 말고요. 그 여자가 우리 저택에 왔을 때부터 전 진작 망나니라는 걸 알아봤사옵니다.”
흥미를 느끼며 그녀에게 더 자세히 물어보니 진시연이 알려주었다.
“저희 도련님과 남매 같은 친구라고는 하나, 쳐다보는 눈빛이 전혀 순결하지 않사옵니다. 툭하면 의도적으로 몸을 붙여오고 제 부군께도 눈짓을 해대는데 그걸 누가 참는답니까!”
나는 깜짝 놀랐다.
“권 대감님 첫째 아드님이요?”
진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하옵니다. 일부러 도련님을 떼어내고 실수인 척 호수에 빠져서 저고리가 다 젖은 채로 제 부군께 춥다며 따뜻하게 해달라더군요. 참으로 천박한 것 아닙니까. 그나마 부군께서 그렇듯 경박한 사람을 실로 증오하여 그대로 뒤돌아 갔다지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냥 가지 말고 발로 차서 호수로 돌려보내지 그랬습니까.”
진시연이 웃었다.
“그러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하도 도련님의 체면을 고려해 참은 것이지요. 마음이 맞지는 않으나 그래도 핏줄이라 차마 얼굴을 붉히지는 못하옵니다.”
싱긋 미소를 지었다.
“권경현에겐 혈연의 정 따위 생각지 마십시오.”
진시연의 얼굴에 웃음기가 옅어졌다.
“공주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생각 끝에 그들에게 귀띔을 해주기로 했다. 너무 자세히 알려줄 필요는 없지만 인정을 베풀면 나중에 한배를 타기도 쉽지 않겠나.
그래서 권경현의 비밀을 슬쩍 흘렸다.
“소문에 듣기로는 권 대감님 첫째 아드님 서재에 있는 하인 중 하나가 권경현 쪽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아이를 통해 적지 않은 정보를 입수했다던데, 장차 그 정보를 이용해 뭘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는 전생에 나와 결혼을 앞두었을 때 권경현이 자랑스럽게 직접 말했던 것이다. 그가 거침없이 비밀을 토로한 데는 내가 그에게 푹 빠져 있어 누설하지 않을 거라 확신하고, 또한 내가 곧 죽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당시 민연아가 날 죽이고 싶어 했는데 사랑하는 정인의 간곡한 바람을 모른 척할 수가 있겠나.
내 말에 진시연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