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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잠시 멈칫하던 내가 사람을 시켜 나무들을 저택 안에 잘 옮겨 심게 하였다. 송유빈이 자리에 들자 이내 송씨 가문의 다른 이들도 속속 도착하였다. 그들 모두 정성을 다한 예물을 준비해 왔고 태도 또한 공손하고 살가웠다. 송씨 가문의 주도 아래 비록 넓디넓은 연회당이 사람 수에 비해 다소 휑해 보이긴 하였으나 분위기만큼은 퍽 무르익어 있었다. 모두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들고, 전혀 거리낌이 없는 모습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누군가 찾아들었다. 놀라운 것은 그들이 따로 초첩을 받지 않고 스스로 찾아왔다는 거다. 대개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 하품 벼슬아치들과 그 가족들이라 애초에 초첩 대상에 들지 못했던 것이리라. 허나 나는 그들의 신분을 이유로 업신여기지 않고 정중히 맞이하여 들게 하였다. 내가 어떻게 찾아왔냐 묻기도 전에 앞장선 이가 눈을 피해 먼저 다가와 나직이 말을 전했다. “경헌대군께서 공주마마께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저희 일가 목숨과 장래까지 공주마마께 의탁하옵고자 하오니, 부디 거두어주시옵소서.” 그제야 그의 말에 오라버니의 뜻이라는 걸 알았다. 어렴풋이 그 속뜻도 짐작할 수 있었으니, 내색하지 않고 나를 도와주면서도 시험에 들게 하려는 거다. 오라버니는 짐승같이 양심 없는 세자보다 훨씬 나았다. 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자네들이 마음을 다해 섬긴다면 나 또한 모든 힘을 다해 도울 것이오.” 그자가 황송하다며 깊이 허리를 숙였다. 이제야 연회가 제법 집알이 같은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고 자리 또한 허전하지 않게 찼다. 내가 잔을 들고 일어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려던 찰나, 밖에서 내시 하나가 다급히 달려와 고했다. “공주마마, 권 대감 댁에서 사람이 찾아왔사옵니다!” 뭣이라? 그 댁에는 따로 초청장을 보내지 아니하였거늘, 왜 이곳으로 걸음 했을까. 나는 의아한 마음으로 마중을 나갔다. 그곳엔 권씨 부인 진시연이 있었다. 그녀는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크고 작은 상자를 여럿 들고 왔는데 그 위에는 축하의 종이가 봉해져 있었다. 진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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