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모든 건 예상한 대로였다.
서찰을 전해도 대부분은 이리저리 둘러대며 마다했고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는 이도 있었다.
겨우 몇 집이 초첩에 열정적으로 응했는데 대체로 송씨 가문 사람이며 누가 봐도 그자가 손을 쓴 게 분명했다.
채령이는 어리둥절했다.
“어떻게 된 거죠? 무려 공주궁의 초첩을! 어찌...”
나는 웃었다.
“공주가 별것이 있더냐. 실권도 없이 적만 가득한 공주는 나라의 5품 관리보다도 못하다.”
이휘가 아무리 이헌보다 못해도 명실상부 세자라는 직위를 가졌기에 그를 따르는 사람은 많다.
어마마마도 최근 다소 민심을 잃었지만 외가는 여전히 드센 힘을 자랑하며 조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다.
이 또한 아바마마가 시종 인내하며 어마마마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는 이유였다.
나는 세자의 여동생이지만 그와 어마마마를 적으로 돌린 버려진 자식과 다름없는데 외가에서 어찌 내 편을 들어주겠나.
왕이 아무리 애지중지해도 한낱 공주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세자와 황후의 눈치를 보는 것 말고도 미치광이 나를 싫어해 행여 나 때문에 저들도 민심을 잃고 그 댁 규수들에게 영향이 미칠까 봐 걱정하는 것이겠지.
이헌 오라버니 쪽 사람들은 더더욱 몸을 사릴 거다. 지금 나와 그가 한배를 탔다는 게 알려지면 앞으로 어찌 이휘와 싸우겠나.
하여튼 집알이 연회에 몇몇 가문에서 와주는 것만으로 감지덕지다.
송유빈이 내 편에 서지 않았다면 아무도 오지 않아 경성 웃음거리가 됐을지도.
그럴듯한 내 말에 채령이가 울상을 짓다가 눈을 반짝거렸다.
“송 대감께선 조정에서 두루 알고 지내는 분들이 많으니 그 분이 오면 관리들도 함께 오지 않겠습니까?”
나는 웃으며 말했다.
“대감께서 친인척들 데려오는 것만으로 황송한데 더 많이 바라는 건 욕심이다.”
그 귀한 동원력은 이런 데 쓰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나는 내 힘으로 상황을 바꿔나가고 싶다.
조금의 성장도 없이 완전히 다른 사람의 힘에 의존해 살지 않으려 한다.
찾아온 이들이 많지 않아도 나는 하인들에게 거하게 연회를 준비하도록 시켰다.
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