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이야기책에서 은자로 미인의 웃음을 산다는 게 뭔지 실제로 보게 되었다.
돈은 그가 내고 힘도 그가 쓰고 위험도 그가 짊어지는데 명성은 민연아가 독차지하고 이휘 몫은 한 푼도 없었다.
그녀가 선행당이 세자의 도움을 받았다는 말 한마디만 하면 세자가 민심을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을 텐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의 존경과 아첨의 시선을 즐기고 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이휘는 아낌없이 모든 걸 내주었다.
‘과연 권경현의 도움은 없었을까? 있었겠지.’
민연아가 좋은 이 행세를 할 때 내 공주궁도 지어졌다.
아바마마가 내 서러움을 아시고 공조의 관원에게 특별히 사람과 물자를 아끼지 말라고 명을 내려서 빠르고 훌륭하게 지어진 거다.
화려하게 꾸며진 궁을 보며 나는 매우 만족했다.
공주궁은 경성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있었고 경치도 아주 훌륭했으며 집은 더욱 아름답게 지어졌다.
저택 안에는 좋은 기운을 상징하는 천연 샘물과 몇백 년 된 보물 나무도 있었기에 흠잡을 것 없이 아름다웠다.
유일하게 신경 쓰는 건 송유빈의 새집이 바로 옆에 있어 그와 내가 이웃이 되었다는 점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공주궁 공사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서 그가 고가로 한 신하의 저택을 사들였단다.
새 궁에 온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송유빈은 사람을 보내어 이사례를 보냈다.
정교하게 갖춰진 물건은 한눈에 봐도 미리 정성껏 준비한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혹시...
내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성지가 도착해 나는 급히 사람을 데리고 맞이하러 나갔다.
알고 보니 아바마마께서 이사례로 많은 물건을 하사하신 것이다.
어마마마는 평소처럼 모르는 척하며 아마도 화가 많이 나셨는지 기척조차 없다.
하지만 나도 별 기대는 없다. 지난번처럼 쓸모없는 것들을 준다면 연못에 던져버리기도 께름칙하니까.
감사의 말을 전하고 하인들에게 하사품을 잘 보관하라 일렀다.
채령이가 말했다.
“공주마마, 규칙에 따라 며칠 후에 집알이 연회를 해야 하는데 누구를 초대할까요?”
잠시 생각하다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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