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민연아에게 홀린 사내들은 정식으로 관계를 맺지도 못한 채 그녀의 손아귀에서 휘둘리며, 앞뒤 가리지 않고 나서 싸우고, 가진 것을 아낌없이 바쳤다.
‘송유빈처럼 중요한 인물까지 민연아한테 넘어간다면, 나랑 이헌 오라버니의 동맹에 또 하나의 골칫거리가 늘어나는 셈이잖아?’
하지만 송유빈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더니 곧 시선을 피했다. 무언가 불쾌한 걸 본 듯한 반응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내 귓가에 말했다.
“공주마마, 더는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게 두는 건 도리가 아니옵니다. 부디, 자리를 옮겨 주시옵소서.”
나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요. 어서 갑시다.”
우리가 그들 곁을 지나 배에 오르려는 순간, 권경현이 실성한 듯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공주마마께서 어쩌다 저토록 매정해지셨나 했더니, 이미 다음 사람을 정해두고 계셨던 것이로군요. 뭐, 송 대감께서는 세도가 집안의 적장자이시니 저보다는 백 배는 나으시지요.”
눈가가 붉게 물든 얼굴로 나를 바라보던 권경현은 애써 상처받은 척했지만, 그 속은 뻔히 들여다보였다.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눈치 하나는 있네. 네까짓 서자 주제에 송 대감이랑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그 착각이 제일 우습다. 감히 같은 줄에 세운다는 것 자체가 무례야.”
‘권경현은 정말 권 대감 댁 서자로 태어난 게 아까워. 광대로 태어났으면 대성에서 이름 날렸을 텐데.’
내 반응에 권경현은 잠시 말문이 막힌 듯 얼어붙었다.
송유빈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공주마마의 과찬이옵니다.”
그러고는 권경현을 향해 냉랭한 시선을 던졌다.
“연우 공주께서는 왕실의 금지옥엽으로, 총명하시고 심성 또한 고우신 분이옵니다. 그런 분께 감히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말로 누를 끼치시다니, 어찌 도리에 맞다 하겠습니까? 오히려 권 도령께서는 사사로운 감정에 이끌려 신의를 저버리고 혼사까지 그르친 인물이라, 경성에서도 그 평이 자자하더이다. 세간의 말이 두려우시거든,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시지요.”
“송 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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