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강가에 다른 배가 정박해 있었고, 그 위에는 낯익은 셋이 서 있었다.
조금 전 들려온 목소리는 당황스러움과 질투가 뒤섞인 민연아의 외침이었다.
‘하필 이 타이밍에... 참 재수 없어.’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민연아 옆에 있던 권경현까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공주마마께서 어찌하여 송 대감과 함께 계시옵니까!”
그 표정은 마치 처가 외간 남자와 있는 장면을 목격한 지아비 같았다.
‘이미 끊어진 인연이건만... 게다가 나한테 따질 처지는 되고?’
나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비웃었다.
“두 사람 다 제정신인가? 내가 누구와 함께하든 그대들과 무슨 상관인가?”
민연아는 더욱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공주마마는 귀한 몸이시거늘, 대낮에 외간 남자와 이토록 가까이 있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 정도는 아셔야지요!”
나는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혼례도 올리지 않은 처지에, 나와 영의정 대감이 배 한 척에 함께 탄 것이 그리도 큰 죄라면, 지금 저 두 사내 사이에 버젓이 서 있는 민 낭자는 차라리 부끄러워 물에라도 몸을 던져야 마땅하지 않겠느냐? 모르는 이가 보면 셋이 무슨 정분이라도 난 줄 알겠네. 곤장형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느냐? 참형이라도 내려줘야 정신을 차릴 셈이냐?”
민연아는 항상 그래왔다. 자기 잘못은 숨기고, 남의 사소한 행동은 대역죄인처럼 몰아세우며 도덕을 입에 올렸다.
과거의 나는 억울해도 말없이 참고만 있었다. 처음엔 반박도 해봤지만, 이휘와 권경현이 항상 그녀를 두둔하며 나를 나무랐다.
그렇게 당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입을 닫게 되었고, 결국 스스로 물러나기만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랐다.
이번에는 민연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눈물을 뚝뚝 흘렸다.
“도련님...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연아가 그런 여인으로 보십니까...”
민연아는 입술을 애처롭게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뺨 위로, 눈물이 떨어질 듯 말 듯 흐르고 있었다.
송유빈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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