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안희연은 왼손을 들어 올렸다.
맑고 투명한 자수정 팔찌가 햇빛 아래에서 영롱하게 빛났다.
“난 최소한 이걸 걸 수 있는데 조미연 씨는 뭐 걸려고?”
조미연은 그녀의 손목을 장식한 아름다운 자수정 팔찌를 보고 눈을 번쩍였다.
그 팔찌는 정말 예뻤다.
만약 돈 한 푼 안 들이고 가질 수 있다면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조미연은 손가락으로 목에 걸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매만졌다.
“이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거야. 네 팔찌랑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지. 나는 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걸겠어!”
안희연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앉아.”
나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조미연을 쳐다봤다.
안희연이 일부러 팔찌를 내밀어 그녀가 충동적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한 걸 눈치채지 못한 건가?
...
멀지 않은 곳에 있는 2층에서 하정찬은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가정부가 보고하는 내용을 다 들은 후,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맞혀 봐. 당신 아내가 뭘 걸었는지.”
고현준은 그를 흘깃 보았다.
“왼손에 있는 자수정 팔찌.”
하정찬은 코웃음을 쳤다.
“눈에 익지 않아?”
“...”
눈에 익지 않을 수가 있나.
그가 직접 사서, 그녀 손목에 직접 채워준 거였는데!
안희연이 자리에 앉자 많은 사람은 기억해냈다. 두 달 전, 경성 경매장에서 고현준이 자수정 팔찌 하나를 비싼 값에 낙찰받았고 그 팔찌가 결국 안희연에게 선물로 전해졌다는 소문도 돌았었다.
그런데 지금 안희연이 그 팔찌를 걸었다고?
이제 정말 이 결혼에 미련이 없다는 건가?
고현준이 화낼 거란 생각은 안 하는 걸까?
실제로 고현준은 화가 났다. 하정찬은 그의 옆에 서 있다가 갑자기 주변 공기가 서늘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담배를 한 손에 쥔 채 난간에 기대어 장난스럽게 한마디를 던졌다.
“고 대표가 너무 아내한테 야박한 거 아니야? 용돈도 안 주고 내기에 액세서리를 걸어야 할 정도라니.”
고현준은 냉소를 지으며 맞받아쳤다.
“하 대표는 그런 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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