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
안씨 가문의 저택에서 안수지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당황하지 않으려고 자신을 스스로 다잡았다.
창밖의 어둠을 바라보며 안희연이 입을 열었다.
“수지 언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한 거야?”
안수지는 이를 악물며 다급하게 되물었다.
“안희연, 너 이혼하기 싫어진 거야?”
“글쎄?”
안희연은 말끝을 살짝 올리며 일부러 장난스럽게 답했다.
안수지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서 거울에 비친 일그러진 자신의 표정을 보았다.
“안희연, 설마 이 사파이어 반지 하나로 뭔가를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현준 오빠가 그동안 나를 위해 해온 일들에 대해 너는 누구보다 잘 알잖아. 이혼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지난 3년 동안 네가 겪었던 무시, 외면, 조롱, 그 모든 걸 또다시 겪게 될 거야!”
“수지 언니, 많이 조급해 보이네.”
안희연은 기분 좋은 듯 손가락 끝으로 탁자를 톡톡 두드리며 가볍게 웃었다.
“예전의 언니라면 완벽하게 가면을 쓰고 스스로 약점을 남기는 이런 말들은 절대 하지 않았을 텐데.”
안수지는 입술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이 조급한 게 확실했다. 왜냐하면, 고현준이 안희연을 대하는 게 점점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쩌면 애초부터 달랐던 건지도 모른다. 다만 그걸 이제야 깨달았을 뿐일지도 모른다.
안수지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자신을 지탱할 무언가를 찾아 헤맸다.
그러다 문득 뭔가가 떠오른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다.
“안희연, 현준 오빠가 왜 너랑 결혼했는지 알아?”
그 목소리에는 무한한 악의가 묻어 있었다.
안희연은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고현준은 할머니가 날 마음에 들어 해서 어쩔 수 없이 결혼한 거로 생각했었다.”
“설마 할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안수지의 웃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침묵하는 안희연의 모습은 안수지를 더 통쾌하게 했다.
“왜냐하면, 현준 오빠는 경주 오빠를 질투하거든. 경주 오빠의 모든 걸 갖고 싶어 했어, 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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