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그녀가 깊이 숨을 들이쉬고 크게 소리 내어 말하려는 순간, 마이크가 다시 손에 쥐어졌다.
고현준이 무채색의 검은 옷차림으로 등장했다. 날카로운 눈매와 깊은 눈빛, 단정하면서도 고고한 자태에 그가 등장하는 순간 모든 시선을 사로잡았다.
곁에 서 있는 지혜주의 경호원은 마이크를 다시 빼앗으려 했지만, 고현준 앞에서 절대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지혜주의 얼굴에서 희미한 미소가 사라졌다.
명주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고현준 씨가 왜...왜 여기에...?”
명주는 두려운 눈빛으로 지혜주를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했다.
‘지혜주는 고현준의 어머니인데... 설마 아들이 엄마에게 대놓고 반항하겠어?’
안희연은 학교 측이 전날 밤 갑작스러운 발표를 했다는 것도, 자신이 오늘 학교에 올 거라는 것도 고현준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그는 어김없이 나타났다.
“희연아, 할 말 남았어?”
고현준은 담담하게 물었다.
안희연은 마이크를 넘겨받아 단호한 눈빛으로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다가 마침내 명주에게로 시선이 향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명주는 최소 다섯 과목에서 재시험을 봤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재시험을 여러 번 본 사람이 학점 순위가 학년 2등일 수 있죠?”
“희연 학생, 근거로 얘기를 해야지!”
학과 교수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
안희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런 자료는 학과에서 관리하고 있었고 학점조작이 가능한 상황에서 증거를 내밀기는 쉽지 않았다.
“증거 말이에요?”
고현준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몇 명의 학생들이 세미나실 안으로 들어왔다.
“교수님, 저는 1학년 때 고급 수학을 재시험 봤는데 명주가 같은 시험장이었어요. 게다가 그때 20분이나 지각했어요!”
“저는 2학년 때 경제법 재시험 봤는데 명주는 제 옆에 있는 강의실에서 시험 봤어요.”
“저는 명주랑 같은 프로젝트팀이었는데 명주는 발표 준비 내내 아무것도 안 했어요. 담당 교수님이 겨우 ‘D’ 학점을 주셨죠... 솔직히 그 정도도 아까웠지만요.”
하지만 명주가 보여줬던 성적표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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