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하정찬은 비서를 불러 명주를 집에 데려다주며 가는 길에 약국에 들러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하라고 시켰다.
명주는 명씨 가문의 외동딸로 어머니가 고씨 가문의 딸이라 촌수로 따져 고현준을 외삼촌이라고 불러야 했다.
어머니에겐 고씨 가문이 있고, 하정찬 모친인 설화정 덕분에 하씨 가문의 지지도 받고 있으니 억울함을 당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고현준과 하정찬이 바로 옆에 있는 상황에서 안희연과 나미래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니 속상할 수밖에.
“하정찬, 배웅 안 해?”
나미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울면서 나가는 명주를 향해 턱을 들어 올렸다.
“당신 엄마가 무척 귀하게 여기는 며느리잖아.”
하정찬은 주변에 사람이 없자 가장 가까운 소파에 자리를 잡고 대담하게 앉아 한 쪽 팔을 쭉 뻗어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목이 조여지는 것이 싫은지 넥타이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나미래, 비아냥거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
고현준이 우아하다면 하정찬은 뼛속 깊은 곳에 야성이 담겨 있었다.
그가 짜증스럽게 다리를 쭉 뻗자 구두 끝이 나미래 하이힐을 툭 건드렸다.
“사모님, 다른 사람 신경 쓰기 전에 남편이 휴대폰 어느 구석에 처박혔는지 보죠?”
“...”
나미래는 절대 차단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봐, 내 블랙리스트에 당신은 없어.”
그녀가 곧장 주소록에서 차단한 연락처를 찾아 하정찬에게 보여주었다.
“당신이 돌아오자마자 다른 여자에게 돈을 쓰고 내 물건을 빼앗아 기분이 나쁘지만, 그건 단지 내 체면을 구겨서 그런 거지...”
“잠깐.”
하정찬이 그녀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
“세 번째가 나야.”
엥?
나미래는 낯선 번호를 보며 의아한 얼굴로 하정찬을 돌아보았다.
“이게 당신이라고?”
나미래는 다시 안희연을 바라보며 확인하듯 물었다.
“이건 전에 클럽에서 우리한테 연락처 물어보던 그 사람 아니야?”
“두 사람.”
안희연은 옆에 있던 남자의 시선이 갑자기 날카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고현준이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클럽? 번호를 교환해?’
“...”
너무 착했던 안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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