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장

고정국이 부모에게 고씨와 진씨 두 가문이 혼인을 하도록 제안하라고 했고 고정한은 당연히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가 거듭 요구하고 특히 어머니가 죽음으로 협박하자 고정한은 그 당시 어쩔 수 없이 타협했고 고하진이 어리다는 핑계로 결혼식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 당시 고하진은 겨우 열 살이었다. 혼사를 거론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그러나 고정국은 고씨네 가문과 진씨네 가문의 혼사를 직접 외부에 공개했고 고하진과 진우빈이 이미 약혼했다고 선언했다. 고정한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두 가문의 혼인을 알게 된 후였다. 고정한은 고진그룹의 연말 연회에서 이 일을 부인하려고 했었지만, 고정한이 해명하기도 전에 노부인이 갑자기 나타나 고하진이 진우빈과 약혼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실 고하진은 둘째 삼촌과 함께 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 외할아버지가 고하진을 어렸을 때부터 유성그룹 후계자로 배양하려 했기 때문에 고하진은 대부분 외할아버지 댁에서 지냈었다. 고하진은 선천적으로 지능지수가 일반 사람들보다 높았고 경영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외할아버지는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직접 가르쳤었다. 고하진이 열 살 되었을 때, 외할아버지는 그녀에게 회사 업무를 조금씩 접촉하게 했다. 하지만 혼인 얘기가 있은 후 외할아버지와 그녀의 부모님은 일단 고하진을 숨기기로 결정했다. 고정한은 일부러 고진그룹이든 유성그룹이든 고하진에게 상속하지 않을 거라는 소식을 외부에 흘렸다. 진씨네 가문이 고하진을 노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게 안 좋은 마음을 품을 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몇 년간 고정국은 외부에서 일부러 고하진을 비하하며 고하진이 머리도 둔하고 멍청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소문을 내며 돌아다녔다. 다행히 진씨네 가문에서 다시는 혼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고정한은 고하진의 열여덟 살 생일에 혼인 관련 루머를 해명할 계획이었다. 다만 생일 당일날 고하진이 사고를 당했고 다음날 그들은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