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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그 후에 고서현이 몰래 나가서 전화하는 걸 보게 되었어. 따라가 봤더니 고서현이 낯선 몇몇 남자들하고 내 이름을 언급하면서 어느 방으로 데려가라고 얘기하는 걸 엿듣게 됐던 거야.” “그제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어. 내 몸은 점차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기도 했고 말이야. 아마 할머니가 엄마, 아빠와 함께 술을 따르라고 할 때 마셨던 음료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둘째 삼촌하고 작은 고모도 이 사건에 참여한 게 분명해. 엄마, 아빠는 내 옆을 떠났고 그때 당시 날 도울 사람도 없으니까 어떻게든 나 혼자서 거길 벗어날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아무튼 고서현의 가방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고서현의 얼굴로 가장하고 도망친 거지.” 고하진은 10살쯤에 외할아버지를 따라 묘적 산채에 간 적이 있었다. 거기에는 무공비서에나 있을 법한 역용술의 전래자가 있다는 소문이 자자했었다. 외할아버지가 그 사람의 생명을 구한 적이 있었는데 고하진한테 1년 동안 무술을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을 했었었다. 그 사람은 여태껏 제자 세 명만 받았었는데 가장 빨리 배운 자만 해도 12년이 걸렸었다. 그리고 가장 늦게 터득한 사람은 40년이 돼 가는데도 여전히 배우고 있는 중이었고 말이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은 외할아버지 집안에 은혜를 베푸는 척만 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고하진은 1년이라는 시간 내에 절대 제자한테 배워주지 않는다는 스승의 비장의 솜씨마저 터득했다. 고하진이 원하는 이상 고서현이 아니라 다른 어떤 남자의 얼굴로 위장한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사실 고하진은 주유소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떠난 뒤에서 자신의 얼굴이 고서현으로 위장이 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었다. “화장실에서 나올 때 고서현이 데리고 온 남자들 중 두 명이랑 정면으로 부딪치고 고정국하고도 마주쳤었거든. 그 사람들은 내가 위장한 고서현이라는 걸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었어. 그래서 그 누구도 날 막지 않았던 거야. 그렇게 무사히 홀을 나오긴 했었는데 작은 고모가 아래층에서 날 막고 있으니까 감히 그쪽으로 내려갈 엄두가 안 나는 거야. 그래서 엘리베이터에 올랐는데 이미 정신은 흐리멍덩해서 그냥 아무 버튼이나 눌렀던 생각밖에 없어. 몇 층을 눌렀는지도 모르겠고 말이야. 뒤에 있었던 일은 기억이 안 나. 깨어보니까 어느 한 남자의 침대에 누워있었어. 그 남자가 그놈들이 사전에 준비한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일단 도망쳐 나온 거야. 하마터면 잡힐 뻔했다니까.” 고의정의 어두운 눈빛에는 피로 물든 것처럼 빨개졌다. 그놈들이 감히? 어떻게 감히? 우리 집에서 살고 먹고 쓰면서 어디 내 동생한테 개수작이야? 엄마, 아빠가 보배둥이로 애지중지 여기는 애를 이놈들이 어디 겁도 없이?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는 고의정은 당장이라도 그놈들을 쳐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동생이 놀랄까 최대한 부드럽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아가야, 일단 방에 들어가서 쉬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내 동생을 괴롭혔다 이거지? 한 놈도 도망가지 못할 줄 알아! 제대로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줄 테니까! 동생은 깨어났을 때 한 남자의 침대에 있었다고 했고 도망칠 때 하마터면 잡힐 뻔했다고 했었다. 그 남자가 내 동생을 괴롭힌 것도 모자라 감히 사람을 잡아놓으려 했다 이거네? 간댕이가 부은 건가? 동생이 쉬러 가고 나자 그는 그 남자한테 찾아갈 심산이었다. 그 남자를 변신 만들어 놓지 않고서는 분이 풀리지 않는 것이다. 겨우 방에 들어온 고하진은 방금 전 너무나도 많은 일들을 경험했었다. 그나마 이제는 집에 돌아왔고 오빠도 옆에 있으나 마음이 한결 평온해진 건지 금세 잠이 들었다. 고의정은 즉시 차를 몰고 경화 호텔로 향했다. 막돼먹은 놈이 내 동생을 괴롭히다니! 쏜살같이 달리고 있는 그의 차량은 20분 만에 경화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호텔 안으로 들어가던 고의정은 정면으로 걸어 나오는 그 남자를 보게 되었다. 고의정은 어리둥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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