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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장 칠용선존

하강우의 말에 양은지는 비웃으며 냉소를 날렸다. “은지 씨가 믿지 않아도 이건 내가 엄격히 말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나는 아내가 있는 남자고 또한 절조를 지키는 남자입니다. 아내 외의 여자에게는 어떤 부적절한 생각도 갖지 않을 겁니다.” 하강우는 말을 돌려 이렇게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은지 씨가 운 좋게 내 아내가 되기 전까지는 안심해도 돼요. 난 은지 씨에게 아무런 생각도 갖지 않을 테니까.” “이... 이 정신병자! 당신 정말 정신이 나갔군요? 아내가 있다면서 또 내가 당신의 아내가 될 수 있다고 말하다니...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이 어딨습니까? 역시 내 추측이 맞았어요. 당신 정말 정신병원에서 도망쳐 나온 사람이죠?” 양은지는 하강우의 말에 너무 화가 나서 말을 잇지 못했다. “내가 아내가 있다는 것과 당신이 내 아내가 될 운명이라는 건 서로 모순되는 말이 아닌 것 같은데요. 천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천재인 내가 동시에 두 명 이상의 아내를 갖는 것이 당연한 일이죠.” 하강우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그는 일곱 개의 용맥을 타고난 칠용의 아들로 천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존재였다. 칠용의 아들은 하늘의 운명을 거스르는 자로 천벌을 받아 죽거나 아니면 신선제왕, 칠용선존이 되어 삼계를 지배할 운명을 타고났다. 삼계를 지배하는 칠용선존이 세속의 규율에 얽매일 리가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여러 명의 아내를 두는 것도 문제없었다. 물론, 양은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중을 위해서였다. 그녀가 나중에 자신을 사랑하게 되더라도 그것은 하강우의 잘못이 아니었다. 하강우는 나중에 칠용선존이 되더라도 솔직한 남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아내를 속이는 일은 절대 하지 않으며 말이다. “당신...” 양은지는 더 이상 하강우와 대화하고 싶지 않아 소파에 누웠다. “빨리해요! 독을 풀어주고 나가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영원히 내 눈앞에서 사라지란 말입니다!” “은지 씨, 그렇게 서두르지 마세요. 10억을 받았으니 당연히 최선을 다해 풀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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