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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장 벽해용궁

그 시각, 하강우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작은 칼을 들고 한창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송아영이 앞으로 다가가 보자 그의 앞에는 몇 시간 전 내기에서 이겨 갖게 된 최상급 에메랄드가 놓여있었다. 하지만 그 에메랄드는 지금 하강우의 손에 의해 상태가 엉망이 되어버렸다. “너 뭐해?” “벽해용궁을 만들고 있어요.” 이에 송아영은 코웃음을 쳤다. “용궁? 2천억짜리를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용궁이라고?” “2천억짜리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별로 안타까워하지는 않네요?” “안타까울 게 뭐가 있어. 이미 이렇게 되어버린 걸 되돌릴 수도 없고.” 송아영은 앞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그래서 벽해용궁은 뭐하러 만드는데?” “칠용신초를 기르려고요.” “칠용신초?” “대표님 쪽에서 준비한 예단이 일단초잖아요. 그거 칠용신초 중 하나예요. 그리고 나는 총 일곱 가지 신초를 다 모아야 해요.” “모으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데?” “나도 정확히 모르는데 아무튼 스승님 말씀으로는 칠용신초를 모으지 못하면 천벌을 받을 거래요. 뭐, 어쩌면 길을 가다가 갑자기 날벼락에 맞아 죽을 수도 있겠죠.” “무슨 그런 재수 없는 소리를 해? 한 번만 더 그런 소리 하면 네가 날벼락에 맞아 죽기 전에 내가 널 먼저 죽일 줄 알아.” 잠시 후, 하강우는 칼을 내려놓고 활짝 웃었다. “됐어요. 드디어 벽해용궁을 완성했어요! 이제 얘를 씻어주면 돼요.” “씻는다고? 뭐로 씻어?” “그거야 당연히 고량주로 씻어야죠. 50년은 더 된 고량주여야 해요.” 하강우는 송아영을 향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여보야, 그래서 말인데 그 고량주 좀 얻어와 줄 수 있을까요?” “뭐? 지금 나한테 심부름시키려는 거야?” “이 비서님이 없으니 지금은 여보야한테 부탁할 수밖에 없잖아요.” “여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지! 그리고 내가 순순히 고량주를 가져다줄 것 같아?” 송아영은 화를 내며 일어서더니 손에든 나무 상자를 탁자에 올려두고 문밖으로 향했다. 뱉은 말과는 달리 그녀의 몸은 착실하게 하강우의 부탁을 들어주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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