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장 양은지의 조건
남자라는 생물은 억지로 남긴다고 남겨지는 게 아니었다. 남을 생각이 없다면 깔끔하게 버리고 잡생각을 줄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퇴사요? 내가 왜 퇴사해요? 월급은 일단 둘째 치고 송 대표님처럼 예쁘고 착하고 현명한 대표님을 어디 가서 또 찾아요?”
“하여튼 송 대표님이 저 자르지만 않으면 저는 무조건 대표님 따라다닐 거예요. 뭐 제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그때 직접 나가라고 말씀하세요.”
이 말에 송아영의 기분은 분노에서 희열로 바뀌었다.
“입만 살아가지고.”
송아영이 하강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면 송 대표님, 2,000억 빌려주시는 거예요?”
“아니. 미인분한테 알아서 빌려봐.”
송아영은 여전히 거절했다. 봐주는 데도 한계가 있지 절대 하강우가 김수호와 2,000억 내기하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 문제였다.
이번에 2,000억을 판돈으로 주어 내기하게 했다가 다음에 하강우가 도박에 중독되어 2조를 달라고 하면 어떡하나 싶었다.
송씨 가문의 자산을 전부 다 쏟지 않는 한 하강우의 내기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하강우가 고개를 돌려 양은지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은지 씨, 은지 씨도 예쁘긴 하지만 비서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송 대표님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만약 2,000억을 빌려준다면 4,000억으로 갚을게요. 김수호한테서 이긴 2,000억도 은지 씨가 다 가져가요.”
“그 2,000억까지 나를 주면 김수호 씨랑 한 내기가 의미가 없어지잖아요. 온갖 위험 다 무릅쓰고 따낸 돈인데 그렇게 남 주는 거 아깝지 않아요?”
“돈이 뭐 중요한가요? 따고 싶은 만큼 다 딸 수 있는데. 중요한 건 오늘 김수호가 기어코 저랑 내기하겠다면서 저한테 시비 걸었으니 돈도 잃고 체면도 잃게 만들어야죠. 너무 져서 피 토할 때까지 말이에요.”
“저도 다른 사람 물건 뺏는 건 재미없어요. 송 대표님이 안 놓아준다니 나도 뺏지는 않을게요. 그러다 어느 날 송 대표님께 버림받는다면 그때 나 찾으러 와요.”
“이 양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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