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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장

심경준은 유민서랑 같이 의무실에 갔는데, 마치 의사가 안에 없었다. 유민서는 아주 능숙하게 알코올과 붕대를 꺼내서 상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해줄게.” 남자는 차가운 얼굴로 다가갔다. 그러자 유민서는 짜증 난 얼굴로 피하더니 냉담한 표정으로 거절했다. “됐어.” 심경준은 유민서 못지않게 고집이 셌다. 처음부터 간섭하지 않던가, 아니면 끝까지 책임지던가. 그래서 그는 유민서의 손을 한방에 꽉 잡았다. 그리고 아주 강제적으로 말했다. “백아연, 말 들어!” 유민서는 순간 얼어버렸다. 그리고 차가운 촉감이 손목에서 전해져 왔다. 심경준은 면봉으로 그녀의 상처를 살살 누르며 아주 진지하게 약을 발라주었다. 그의 속눈썹은 길고 촘촘했다. 뼈마디가 선명한 손목은 힘을 줄 때마다 파란 핏줄이 튀어나왔고 하얀 피부까지 더해지니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누군가는 애를 써야 매력이 발산되는데, 누구는 그냥 거기 서있기만 해도 매력이 발산되었다. 심경준은 조용하고 진지하게 유민서의 상처를 살펴봤다. 그녀의 손은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거칠면서 말랑했다. 하얗고 가는 손에는 굳은살이 박혀 있었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세월의 흔적이 담겨 있었다. 순간 심경준의 머릿속 깊은 곳에서 전율이 전해오더니, 그의 신경을 자극했다. 그리고 흐릿할 달빛과 흩날리는 커튼이 눈앞에서 스쳐 지났다. 너무나도 낯설지만, 또 익숙한 느낌이었다. 심경준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목젖을 한번 꿀렁거렸다. 그는 단 한 번도 김은주에게 이런 생각을 가져본 적 없었다. 그런데 자기의 성질을 건드리는 전처한테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자꾸 들곤 했다. 정말 이해가 안 갔다. 유민서는 그의 손가락에서 전해져 오는 뜨거운 온도를 느끼고, 마음마저 덴 것 같아서 얼른 손을 뺐다. “됐어.” “붕대 감아야지.”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힘 있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장난치듯 유민서에게 말했다. “땅이라도 파러 간 거야? 손이 왜 이렇게 거칠어. 다 굳은살이야.” “아니, 똥 퍼러 갔어갔어.” 유민서는 이 남자가 더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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