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유민서의 눈빛은 굳어졌고 낯설기만 했다.
“김은주 씨가 널 잘 챙겨줬나 봐. 이전보다 낯가죽이 더 두꺼워졌다.”
“너랑 나 사이의 일에 다른 사람을 끼어들지 마.”
심경준은 화가 났다.
“내가 더 듣기 싫은 소리를 하기 전에 비켜. 이혼 신청하러 온 거 아니면, 앞으로 다시는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어. 안녕!”
어쩌면 그 3년 동안 심경준은 백아연의 열정적인 기대와 자기를 볼 때마다 반짝이는 눈빛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자기를 쳐다보는 암담한 눈빛을 보면 그는 마치 얼음 구멍에 빠져든 것처럼 몸에 있던 온도가 점점 흩어지고 있었다.
“가지 마!”
유진성은 빨간 입술을 열며 어름처럼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는데? 백아연이 네가 키운 개야?”
“자신을 하찮게 생각할 필요 없어.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으니까.”
심경준은 불쾌해서 이마를 찌푸렸다.
“내가 날 하찮게 생각한다고? 하하하…… 심경준, 너 정말 웃기다. 반어도 이해 못 하는 거야? 네가 싫으니까, 날 귀찮게 하지 마!”
유민서는 눈시울을 붉히며 손을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심경준의 고집이 얼마나 센지, 그녀가 버둥거릴수록 더 꽉 잡았다.
“씁…….”
유민서는 아파서 신음을 냈다.
그녀는 왼손으로 오른팔을 잡으며 어깨를 움츠렸다. 그녀의 이마에 식은땀까지 났다.
심경준은 그제야 뭔가 눈치챈 것처럼 얼른 손을 놓았다.
시선을 내리자, 손바닥에 묻은 피를 보고 그의 동공이 수축했다.
방금 심경준이 잡고 있던 자리가 마침 유민서의 상처 위였다.
그녀를 데려가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 유민서 손목의 상처가 아직 처리되지 않은 걸 까먹었다.
‘내가 너무 경솔했어.’
“의무실에 가서 상처 처리하자.”
심경준은의 목소리는 많이 허스키해졌고 눈빛도 어두웠다.
“당장 나가. 안 그러면 신고할 거야.”
유민서는 화가 난 얼굴로 뒤로 물러섰다.
“백아연…….”
“꺼져!”
유민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지금 그녀의 마음도 마치 이 손처럼 상처투성이였다.
결혼한 지 3년, 늘 자신을 무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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