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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유민서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진미숙의 겉과 속이 얼마나 다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방금 진미숙이 한 말은 유민서가 이혼했었고 살기 위해서 돈 많은 남자를 꼬시는 시골 여자라는 뜻이었다. 김씨 모녀는 속으로 음침하게 웃고 있었다. 유씨 가문과 심씨 가문의 사이는 원래 안 좋았다. 그런데 심씨 가문의 장남인 유진성이 그렇게 많은 명문 아가씨를 포기하고 심씨 가문이 버린 여자를 선택할 리가 없었다. 만약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웃음거리가 될 테니까. 심경준은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그의 두 눈에는 노여움이 담겨있었다. “미숙 이모, 이건 제일이에요. 참견 마세요.” “경준아, 이건 네 일이기도 하지만 심씨 가문과 유씨 가문의 체면이 달린 일이기도 해. 차라리 지금 말하는 게 났지. 만약 아연이가 네 전처라는 걸 뒤늦게 알면 얼마나 놀라겠어? 난 모든 사람 좋으라고 하는 말이야!” 진미숙은 가식적인 발언을 계속했다. “두 가문의 체면이요? 백아연 씨랑 심 대표, 이혼하지 않았나요? 이혼했으면 아무 사이 없잖아요. 그런데 왜 백아연 씨가 심씨 가문의 체면을 깎았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박민아는 냉소를 지었다. “심씨 가문에 들어가려면 몸이라도 팔아야 하는 건가요? 죽을 때까지 심씨 가문의 사람이다, 이런 뜻이에요? 백아연 씨가 우리 진성이랑 사귀는 게 뭐가 창피하다는 거죠? 고작 이혼했다는 이유로요?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심 부인, 괜한 트집 잡지 마시고 신세대의 사상을 좀 배우시죠?” 이 말이 나오자, 최여준은 속이 시원해서 하마터면 박수를 칠 뻔했다. 김씨 모녀와 심윤혜의 표정이 돌변하더니, 어색한 표정으로 한쪽에 조용히 있었다. ‘왜 박민아가 백아연을 감싸고 있는 거 같지?’ “박 사모님, 사모님도 명문 출신이니까,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잖아요!” 박민아가 자기 말에 넘어오지 않자, 진미숙은 어색하면서도 다급한 마음에 얼굴이 빨개졌다. “백아연 씨는 우리 경준이랑 이혼하자마자 유 대표랑 사귀었다니까요. 이 소문이 나가면 백아연 씨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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