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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장

“은유야, 며느리란 애가 얼른 와서 할아버지 부축 해드려.” “할아버지, 제가 부축해 드릴게요.” 김은유가 나긋하게 웃으며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심남훈은 심경훈과 강서진을 바라보며 웃어보이셨다. “경훈아, 서아야! 어여 와서 이 할애비 좀 부축해다오!” 그리고는 곁에 있던 아들 심광섭을 쏘아보며 한 마디 거들었다. “저리 가, 네 놈은 재수 없으니까. 젊은이들 기 많이 받아야 이 늙은이 기분도 좋아지지!” 씁쓸하게 웃어보인 심광섭이 결국 손을 놓는다. 김은유는 그 자리에 굳어 창피함에 얼굴이 빨개져있다. 늙어빠진 노인네가! 왜 아직도 살아있는거야?! 그 말에 강서진은 저도 모르게 심경훈을 바라봤고 심경훈 역시 마침 강서진을 바라보며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다. 강서진은 곧바로 고개를 휙 돌리고는 전혀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당황한 심경훈은 입술을 꽉 깨물고는 시선을 거둔채 강서진과 나란히 할아버지 앞으로 걸어갔다. 또 한번 미궁에 빠지는 사람들이다. 은유 아가씨에 대한 어르신의 태도가 조금 묘하다! 김은유가 망신 당하는건 물론 만경 그룹 회장 사모님은 임지선에게도 이건 망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지선은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직 그룹에서 최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게 바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저 늙은이였으니 말이다. “할아버지, 혈색도 점점 더 좋아지시고 더 정정해시네요. 너무 잘 됐어요.” 강서진이 다가가 심남훈을 부축해주며 진심으로 환하게 미소 지어보였다. “할아버진 우리 서아 봐서 기분이 좋은지 아픈데도 다 낫게 생겼어!” 심남훈이 친근하게 강서진을 쭉 훑어보고는 만족스러운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쁘네 예뻐! 역시 내가 안목 하나는 좋단 말이야, 우리 서아한테 딱 맞는 옷 선물해줬네! 다리며 어깨며 싹 다 내놓은 애들보다 훨씬 예뻐!” 심경훈이 흠칫 놀라한다. 이게 할아버지가 선물해준 옷이라니! 이젠 다 알겠다는듯 김은유를 보는 사람들의 눈빛도 삽시간에 변해버렸다. 애초에 어르신의 마음에 든건 김 아가씨가 아니라 백 아가씨였다는걸 말이다.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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