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장

충격적인 소식에 연회장이 쥐 죽은듯 고요해진다. 그냥 연회에 참석하러 온 것 뿐인데 이런 턱 빠질만한 소식이라니! 강서진은 흠칫 놀라긴 했지만 표정엔 전혀 흔들림이 없다. 그럴줄 진작에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되려 허여찬이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강서진 뒤를 쫓아왔다. 훤칠하고 듬직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가 강서진을 감쌌다. “서아 씨......” 강서진이 뒤돌아 그를 바라보며 방긋 웃어보였다. “괜찮아요.” 숨 막히는 황홀한 미소에 허여찬의 가슴이 또 한번 철렁 내려앉았다. “아줌마, 할아버지 생신이신데 이런 말은 잠시 넣어두시죠. 게다가 제 개인사이기까지 하니까요.” 심경훈이 살벌하게 임미선을 노려봤다. “경훈아 내 생각이 짧았어. 하면 안 되는 말을 해버렸네.” 임지선이 일부러 미안한 척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다들 서아 모르니까 소개해주고 싶어서. 널 떠나고 우리 가문을 떠났다 해도 한땐 며느리였잖니. 시골에서 힘들게 고생하면서 자랐어도 다른 사람이 서아 얕잡아 보는건 못 봐주겠다.” 참 나, 누가 보면 백서아 걱정에 잠도 못 이루는줄 알겠네!” 다들 수군거리며 복잡한 심정으로 강서진을 바라봤다. 김은유와 심이슬은 지금 얼마나 날아갈듯이 기쁜지 모른다. 백서아가 더는 심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것과 강주원과 그런 사이라는것까지 동시에 까발려 졌으니 말이다. 이젠 두번 다시 경훈 오빠 앞에서 알짱거리질 못 하겠지. “사모님 제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강서진이 태연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경훈이랑 결혼 안 했어도 저 얕잡아 볼 사람은 없었을텐데요? 시골에서 자라왔다는 이유 때문만으로 누구한테 얕잡아 보여야 하는겁니까? 세상에 그런 도리가 어디 있을까요?” 심경훈은 그저 말없이 전부인을 못마땅하게 쳐다볼 뿐이다. 백서아, 나랑 결혼한데 대해서 정말 손톱만큼도 우월감이 없었나? 아랑곳하지 않는 강서진의 말은 뭇사람들의 인정을 받아냈다. “그러니까, 시골에서 자란게 뭐가 어때서? 우리 할아버지도 농부신데 몸값 수백억이셔!” “오히려 사모님이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