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장

심이슬! 아픈 동생까지 괴롭히는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아주머니, 자 알겠어요. 그래도 아시잖아요, 제가 더이상 대표님 부인 아닌거요. 이젠 한낱 외부인일 뿐이니 제가 뭘 어쩌겠나요.” 분이 끓어 올랐지만 어쩔순 없었다. “네, 잘 알죠......근데 사모님 아니면 제가 누구한테 부탁하겠습니까? 누구랑 이런 얘길 할수 있겠어요?” “아주머니......울지 마세요. 저도 생각이 다 있으니까요. 그동안 아주머니가 이나한테 신경 좀 써주시고 기회만 되면 제가 어떻게든 도울거예요.” “감사......감사합니다 사모님!” 감격에 목이 멘 오경자가 연신 감사인사를 전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강서진이 한숨을 푹 내쉰다. “전에 자주 말했었던 그 아주머니?” 강주원이 차를 홀짝 들이키며 물었다. “응, 심경훈이 어릴때부터 쭉 돌봐주시던 하인인데 소박하고 참 착하셔. 나한테도 엄청 잘해주셨거든.” 강서진은 이런 사람이다. 자신을 건드리는 사람과는 이를 드러내며 어떻게든 복수하면서도 한번 잘해준 사람은 한 평생 기억하는 사람 말이다. “아주머니가 직접 너한테 연락하실 정도면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닌가 보네.” “막내 딸 이나 때문이야.” 천진난만하고 귀엽던 얼굴이 떠올라 또 한번 가슴이 아파난다. “자폐증이 있거든. 거기다 내성적이기까지 하고. 명문가 딸이지만 부모님 사랑 많이 못 받아서 소심하고 경계심도 많아. 거기 있을땐 내가 돌봐줬었어. 심이슬도 그땐 자중하는가 싶더니 내가 나오니까 갈수록 괴롭히는 정도가 심해진다잖아!” “안쓰럽긴 한데 어디까지나 그 집 일이지.” 강주원이 한숨을 푹 내쉬며 근심어린 눈빛으로 강서진을 바라봤다. “이혼했으니까 이제 그쪽 일은 신경 안 쓰는게 나을거야.” “알아 나도. 그나저나 오빠 여긴 웬 일인데? 나 보고 싶어서 온 거야?” 강서진이 강주원 뒤로 다가가 두 팔로 목을 꼬옥 껴안았다. “보고 싶은건 당연한거고 별개로 이것때문에 온거거든.” 강주원이 안 주머니에서 초대장 하나를 강서진에게 건네줬다. “이건......” “어르신 생신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