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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장

허여찬이 얼굴을 붉히며 한 마디 더 거들었다. “그 뿐만 아니지!” 어젯밤 내내 뇌리에 박힌 한 마디가 있었다. “심경훈이 아니라면 전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을거고 심경훈을 떠난 지금에도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진 않을겁니다.” 왜? 왜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거라는거지?! 이 말은 절대 심경훈에겐 말해주지 않을거다. 이 자식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꼴은 못 보겠으니까! 방금 전 허여찬의 말을 들은 심경훈은 오장육부가 배배 꼬이며 온 몸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그런 거야 백서아? 행복을 포기하면서까지 나한테 복수하려는거야? * 40% 훌쩍 뛴 입주율과 매번 미어터지는 뷔페까지, 호텔 사업은 그야말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직원들 역시 지난번 심이슬의 공개 사과로 인해 강심장이 되어가는것 같았다. 대신 나서서 도와준 큰 아가씨 덕분에 자신들이 비천한 일개 노동인력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던 것이다. 그 들끓는 심장들과 응집된 단합력이 어찌 그들을 발전의 길로 이끌지 않을수 있겠는가. 강서진은 여유롭게 사무실에 앉아 이번달 재무보고서를 읽으며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호텔에서 맡은바 일을 잘해나가야 대표 자리에 한층 더 가까워진다. 늘 야심에 가득차 있던 강서진은 앞서 집안일에 발목 잡혔었지만 이젠 다시금 자신만의 일에 집중하며 에너지를 쏟을수가 있게 됐다. “아가씨, 대표님 오셨습니다.” 임지섭이 방긋 웃으며 강주원을 데리고 들어왔다. “큰 오빠!” 나비마냥 나풀나풀 달려가서는 오빠에게 와락 안기는 강서진이다. “우리 서진이 요즘엔 안 힘들고?” 강주원이 여동생 허리를 친근하게 감싸며 말했다. “안 힘들지. 이게 힘들면 이제 대표 자리 앉아서는 어쩌려고?” 그러던 강서진이 입을 탁 틀어먹고는 웅얼거렸다. “아차, 오빠더러 자리 내놓으라는건 아니었어. 오빠가 평생 대표하고 싶으면 난 평생 오빠 곁에서 든든한 오른팔 돼줄게!” “난 말이지, 네가 중도에 물러날까 그게 무서워.” 강주원이 강서진의 코를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또 갑자기 세계여행 간다고 하면 오빠도 퇴직 미뤄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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