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장

어느덧 무대가 끝이 나고 두 사람이 손을 잡은채 인사를 한다. 분명 사적인 모임에서 선보인 무대지만 숨 막히는 자태와 춤선이 마치 고급 무도회에라도 온 듯한 기분을 방불케 했다. 김은유는 질투심에 이글이글 눈에 불을 켜고 있었다. 어릴때 피아노며 춤이며 뭐든 잘한 탓에 수많은 콩클 대상을 휩쓸었었지만 해외에 있으면서 남자 찾는데만 눈이 멀다 보니 재능이니 뭐니 이젠 할줄 아는게 없어졌다. “오빠, 아가씨 대단하다. 근데 이런 춤 여기서 추는건 좀......뻘쭘하네......” 김은유가 고개를 휙 돌리며 말을 하려 했을때 심경훈은 벌써 사라진 뒤였다. ...... 심경훈은 빠른 걸음으로 백스테이지 복도까지 한달음에 도착했다. 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자꾸만 백서아의 방금 그 눈빛이 떠올라 목이 바짝바짝 탔다. 신경쓰지 말라며, 백서아는 그저 자신을 약 올리려는거라며 자기 최면을 걸엇다. 이때, 웬 남자의 흥분에 겨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같이 춤 춘 여자 몸매 미쳤더라! 내 한평생 그렇게 허리 잘록한 여자는 처음 봤어!” 분명 칭찬하는 말이지만 심경훈의 귀엔 변태남이 하는 징그러운 말처럼 들렸고 결국 폭발한 심경훈이 성큼성큼 그에게로 다가가 주먹을 휘둘렀다. “으......” 남자가 땅에 엎어져 연신 신음소리를 냈다. “그 여자가 그 쪽이 함부로 만져도 되는 사람인가?” “시......심 대표님?! 대표님은 김 아가씨랑 결혼하신다면서요?! 방금 그 아가씨는 대표님과 무슨......” 김은유라는 말에 또 한번 주먹을 불끈 움켜쥐는 심경훈이다. “심경훈! 너 뭐하는 짓이야!” 복도 끝, 강서진과 문정미가 보였고 남자는 거의 기어다가시피 입에서 피를 떨구며 두 사람앞으로 다가갔다. “대표님, 제 구역에서 폭행은 너무 한거 아닙니까?!” “입이 참 더러워서요. 정신 좀 차리게 해주려던건데요. 할말 안 할말 잘 가려서 하라고요.” 심경훈이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강서진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다. 이런 사소한 일엔 신경도 안 쓰던 남자가 오늘은 왜? 점심에 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