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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장

이 초대장은 유성이 임지선에게 사정사정해 며칠만에 전해줬던 거였고 속에서 내려가지 않았던것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니 그제야 말끔히 사라졌다. “왜 미리 말 안 했어? 내가 이런데 싫어하는거 알잖아.” 심경훈이 이를 꽉 깨물며 쌀쌀맞게 추궁했다. “오빠, 나 하나로는 여사님한테 부탁하기가 힘들어. 그래서 오빠 데리고 온 거지......” 일그러진 심경훈의 표정에 김은유가 다급히 해명하려 들었다. “미안......오빠 귀찮게 했어?” “앞으로 이런 일은 직접 말해. 내가 사람 시켜서 해결할거니까.” 심경훈의 말투가 약간은 유해진다. “알겠어 오빠......” 이때, 등 뒤에서 익숙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우아하고도 무게감 있는 발자국 소리 말이다. 뭔가 눈치챈듯 심경훈이 고개를 휙 돌렸다. 눈부신 햇살 아래, 얼기설기 얽힌 장미 덤불 사이로 연두색 드레스를 입고 같은색 정장 외투를 걸친 강서진이 천천히 걸어들어오는게 보였다. 높게 묶은 포니테일에 길게 뻗은 순백의 목까지. 빨간 립스틱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숨 막힐 정도로 강력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런 여자들이 있다. 흑화하는데 굳이 진한 메이크업이 필요없는 여자들, 그래도 거뜬히 상대를 제압할수 있는 여자들. 김은유는 질투심에 얼굴이 새파래질 정도다. 빨간색이면 분명 사람들 이목을 끌거라 생각했는데 연두색 만으로도 모든 이들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다니! 심경훈은 침을 꼴깍 삼키며 어떻게든 시선을 떼보려 하지만 그게 마음같이 되질 않는다. 그때, 강서진이 투명인간 취급하듯 심경훈을 휙 지나쳐 버린다. “이야, 서아 아가씨네요. 아가씨도 초대장 받을줄은 몰랐어요. 힘들게 구했죠?” “그럼, 힘들었지.” 강서진이 씨익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여기 초대받는 사람들은 다들 문정미 선생님이나 그 브랜드와 인연이 깊은 분들이셔. 디자이너계, 패션계 거물급 인사들이랑 떠오르는 신예들, 그리고 VVIP급 슈퍼 고객들인데 우리 김은유 아가씨는 이들중 어느 부류에 속하지?” “그게......” 김은유가 귀까지 빨개져서는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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