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장
박지헌은 귀를 찢을 듯한 소음에 의해 억지로 깨어났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전날 밤 열몇 병이나 되는 술을 들이켰으니 병원에 실려 가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었다.
그는 시끄럽게 울리는 휴대폰을 집어 들어 화면을 확인했다. 전화의 발신인은 박정재였다.
비웃음을 머금은 채 그는 핸드폰을 다시 탁자 위에 내던졌다.
평소 같았으면 몇 번 전화하다가 포기했을 텐데 오늘은 유난히 끈질겼다.
끝없이 울려대는 벨 소리에 결국 그는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해요. 쓸데없이 질질 끌지 말고.”
박지헌의 말투에는 박정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었다.
그럴 만도 했다. 박정재 역시 한 번도 그에게 따뜻한 태도를 보인 적이 없었다.
박지헌은 본래 박정재의 정실부인이 낳은 자식이었다. 가문의 정통 후계자로서 최고의 대우를 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어머니가 박정재의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박정재에게는 평생 마음에 품고 있던 첫사랑이 있었고 집안의 압력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문벌이 비슷한 그의 어머니와 결혼한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외가가 몰락했다.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할아버지는 감옥에 갇혀 얼마 지나지 않아 옥사했다. 살길이 없어진 친척들은 모두 해외로 도망쳤다.
그 순간 그의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잃었다. 의지할 곳도, 돈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러자 박정재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첫사랑과 그녀의 아들 박재헌을 집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흔히 영화에서 보던 첩이 들어와 본처를 학대하는 이야기는 벌어지지 않았다.
그게 바로 박지헌이 가장 증오하는 점이었다.
박재헌의 어머니는 지극히 온화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박지헌의 어머니를 괴롭히기는커녕 오히려 피하며 조용히 살아갔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박지헌의 어머니는 미쳐버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그녀를 때리고 욕했다. 심지어 어느 날은 어린 박재헌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일부러 차도로 밀어 사고를 내려고까지 했다.
그 일이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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