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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장

경찰들을 보낸 곽준성은 부인을 부축해 본채로 돌아왔고 그 사이, 추나연 역시 별채에서 나왔다. 그제야 곽준성은 추나연이 앳되고 예쁘장한 여자 아이라는 걸 눈치챈다. 예쁘지만 기운이 남다른 여자 아이임을 말이다. “이 분이 추나연 씨야?”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던 영옥은 추나연을 보더니 정신이 드는지 냅다 달려가 손을 덥석 잡았다. “법사님, 대체 무슨 일이에요? 왜......대체 왜 거기에 그런......” 보진 못했지만 느낌만으로도 얼마나 끔찍했을지가 상상이 갔다. “누군가 곽씨 집안을 해코지하려고 합니다.” “......” “......” 곽준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도가에서도 극히 음험한 진법인 음취진입니다.” 음취진! 이름만 들어도 벌써 기분 나쁘게 소름이 돋는다. “도생일, 일생이, 이생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은 천지인의 삼재를, 사는 사상을, 오는 오행을 뜻합니다. 그대로 이어가면 일의 자리수 중 가장 큰 수인 구는 귀수이자 양수이죠. 허나 아홉 개의 구로 이루어진 팔십일은 양수 중에서도 극양수죠.” “만물엔 음과 양이 공존하는 법입니다. 산 자는 양, 죽은 자는 음.” 이젠 거의 상황파악을 끝낸 곽준성이다. 구구 팔십일, 극 중의 극인 숫자가 토막난 시체로 소정원에 나타났다? 그건 음의 기운 중이 극에 달한다는 뜻. 곽준성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진은 어떤 후과를 가져옵니까?” “81구의 시체는 아마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은 81명의 시체 일부분일 겁니다. 가뜩이나 원한이 깊은데 음취진을 만나 더욱 그 기운이 강해진 거고요.” “지금은 다치는 정도로 끝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인명 사고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찾아보니 시체를 놓아둔 곳에 가족 분들의 사주 팔자를 적어놨더군요.” “결국 그 원한은 가족 분들에게로 향할 겁니다.” 곽준성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별 짓을 다하는군.” “법사님, 그럼 풀 수 있으신가요?” 추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풀 수는 있습니다만 오늘은 안 됩니다. 경찰 측에서 사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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