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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박이성이 쓴웃음을 지었다. "에휴, 어쩔 수 없어. 누구도 도범이 9대 전신을 모셔올 수 있는 체면이 있다는 걸 몰랐잖아." 박시연이 생각에 잠깐 잠기더니 다시 물었다. "그럼 다른 여덟 명의 전신들도 모두 도범의 체면을 봐서 그들의 결혼식에 참가하러 왔다는 말이야? 장진이 온 것 때문에 그녀를 보러온 게 아니고?” 박이성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 "쓸데없는 소리. 그들이 단지 장진을 만나고 싶었으면 언제든지 올 시간이 있는데, 왜 하필 오늘에 같이 모였겠어? 그들은 그냥 도범 때문에 온 거야!" "하지만 도범 그 병신, 뭐가 그렇게 잘 났다고? 도범이 설마 뭐 장진이랑 다른 여덟 명의 전신의 목숨을 구하기라도 했대?" 박시연이 화가 나서 말했다. 마음속으로는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전신들이 무엇 때문에 도범의 체면을 봐서 도범과 박시율의 결혼식을 위해 그 먼 곳에서 날아왔는지. "저 녀석은 병신이 아니야. 말도 하지 마. 네가 맞혔어. 저 녀석 놀랍게도 의술이 아주 높아. 9대 전신의 전속 의사야. 예전에 그들이 다치면 도범이 치료를 도와줬어. 그래서 그들이 도범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달려온 거고." 박이성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젠장, 저 녀석 정말 감쪽같이 우리를 속였어. 어쩐지 지구의 심장을 살 돈이 있더라니. 그의 신분을 보아하니 아마 돌아올 때 보상금을 적지 않게 받았을 거야." "난 몰라. 나는 지금 그가 죽는 것만 보고 싶어. 오빠가 오빠 여자친구 장소연이 탄 독약을 도범이 먹었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이 시간이 되도록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거야? 나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대체 언제 죽어?" 박시연은 초조하게 발을 동동 구르며 맞은편 대형스크린을 바라보았다. 9대 전신 그리고 박 어르신과 함께 술을 마시는 도범과 박시율을 보는 그녀의 가슴은 갑갑하기만 했다. "나도 몰라. 제기랄, 내가 며칠 전에 저 자식을 보러 갔었을 땐 분명 몸이 매우 불편하다고 했는데, 왜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채 술을 마시고 있는지 모르겠어. 이치대로라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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