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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장소연은 시트 아래 숨은 채 나오질 않았다. 그녀는 박해일이 자신을 보지 못했을 거라 믿었고 방금 그들의 말도 그저 근거 없이 던진 말일 거라 생각했다. 어쩌면 박이성이 모른 척하고 우기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경계하고 있던 박이성은 또 한 번 날아오는 박해일이 주먹을 보고 몸을 돌려 피했다. 그리고 오른쪽 무릎으로 그의 복부를 강하게 찼다. 퍽! 복부를 공격당한 박해일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하, 재밌네. 왜 장소연이라고 생각하지? 근거 없이 말하지 마!” 박이성은 조금 당황했지만 애써 침착한 척했다. “무슨 네 약혼녀야, 이 여자는 내가 클럽에서 데려온 여자야. 입조심해!” “죽여버릴 거야!” 박해일이 다시 몸을 일으켜 박이성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는 박이성에게 상대가 되질 않았다. 결국 박해일은 또 한 번 박이성에게 당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하, 이 병신 같은 게. 내가 너랑 같을 줄 아냐? 난 경호원들이랑 있으면서 훈련 좀 받았지만 넌 종일 게임만 했잖아. 그러고도 감히 나한테 덤벼?” 박이성이 피식 웃으며 거들먹거렸다. “박이성, 설마 잊은 건 아니겠지? 내가 아직 여기 있단 걸!” 도범이 냉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장소연에게 독약을 준 장본인이 박이성이란 걸 안 이상 그를 죽일 순 없더라도 그냥 넘어갈 순 없었다. “도범, 오, 오지 마. 네 여자를 건드린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내가 강요한 것도 아니라고. 다 서로가 원해서 한 거야!” 도범이 다가올 기세를 보이자 놀란 박이성은 구석으로 몸을 숨기고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싸움을 좀 한다 해도 박해일 따위나 이기지, 도범한테는 상대도 안 되었다. 흡사 코끼리에 맞서는 개미, 말 그대로 승산이 전혀 없다. “나도 어쩔 수 없어. 해일이가 내 처남이잖아. 네가 내 처남을 쳤으니까, 매형으로서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그는 차갑게 웃으며 박이성을 향해 걸어갔다. 마침 이때 박해일도 코피를 닦고 사나운 눈빛으로 박이성을 노려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도범은 그런 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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