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6화
“도범! 자혼수에게 쫓기던 기분이 그리 좋진 않았겠지? 네가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고 해서, 내가 네가 자혼수에게 쫓길 때 얼마나 비참했는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도범은 이 말을 듣고는 어이없다는 듯 방현걸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방현걸 앞에 서 있는 유천봉을 보았다. 두 사람의 표정은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유천봉은 입술을 바르르 떨며, 마치 무슨 말을 하려다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방현걸은 유천봉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온 신경을 도범에게 집중했다. 방현걸은 도범이 자혼뢰에 맞아 죽는 순간을 직접 목격하고 싶었다. 그때도 도범이 지금처럼 여유로울 수 있을지 궁금했다.
처음 도범을 본 순간부터, 방현걸은 도범이 너무나도 여유롭고 자신만만한 모습이라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기에, 그 모습이 실패할 때 얼마나 비참할지 보고 싶었다.
따라서 도범이 독립된 공간에서 죽지 않은 것이 방현걸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방현걸은 지금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도범이 독립된 공간에서 죽지 않았더라도 곧 여기서 죽게 될 테니 말이다. 어차피 도범은 결국 죽을 운명이다. 도망칠 방법은 없다.
그런데도 방현걸을 놀라게 한 것은 도범이 자신의 말을 들었을 때 전혀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마치 흥미로운 구경이라도 하듯 여유롭게 미소를 지었다.
도범은 조소를 띠며 방현걸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도범이 입을 열었다.
“혹시 본인의 성과를 모르고 있는 건가요? 본인이 몇 마리의 자혼수를 죽였는지 알고는 있긴 해요?”
도범의 말에 방현걸은 어리둥절했다.
‘도대체 무슨 뜻이지?’
도범의 태도는 마치 도범이 승리자인 것처럼 보였고, 방현걸이 패배자라도 된 듯했다. 방현걸은 이런 도범 때문에 기가 차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이윽고 방현걸은 고개를 돌려 유천봉을 다시 바라봤다.
방현걸은 유천봉과 함께 도범을 비웃으려고 했지만, 고개를 돌린 순간 방현걸은 다시 멍해졌다. 유천봉은 절망에 가득 찬 얼굴로 방현걸을 바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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