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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4화

거짓으로 만들어낸 사람을 이용해 자신을 변명하고, 자신도 피해자임을 증명하며, 이 모든 것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었다. 도범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진재형을 바라보았다. 이때 진재형은 표정이 한결 차분해졌으며, 무슨 일이든 개의치 않는 듯 도범과 눈을 마주쳤다. 그 표정은 마치 도범이 아무리 어떤 주장을 해도 오늘 이 자리에서 그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진재형과 조준성은 서원 장로의 후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오수경은 초조한 표정으로 도범을 한번 쳐다보았다. 지금의 오수경은 너무나도 답답하여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진재형과 조준성이 어찌나 악랄한지 사건을 완전히 왜곡해 버렸고, 그로 인해 오수경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오수경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을 이유 없이 비난하는 것 같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런 변명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친 듯한 기분이었다. 오수경은 고개를 들어 도범을 한번 쳐다보았다. 오수경은 결심했다. 만약 오늘 이 사건이 서원 장로의 비합리적인 판단으로 뒤집히게 된다면, 자신은 모든 것을 폭로하고야 말겠다고. 오수경은 이런 억울함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한편, 도범은 오수경의 초조한 마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도범은 몸을 돌려 현수 장로와 백이 장로를 바라보았다. 현수 장로는 여전히 엄숙한 눈빛으로 모든 사람을 주시하고 있었고, 백이 장로는 도범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현수 장로와 백이 장로의 표정에서 도범은 현수 장로와 백이 장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렸다. 현수 장로는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 사건을 명확히 하고,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려 공정성을 회복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반면에 백이 장로는 서원 장로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백이 장로는 자신에게서 어떤 단서를 찾으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의 표정을 본 도범은 마음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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