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고인성이 화났다는 건 송유리도 알지만 지금은 일단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래도 일단 전화해서 해명부터 해야지. 혹시 아직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황이진에게서 받아든 핸드폰에 자신의 전화카드를 넣으려고 했지만 너무 작은 구멍 때문에 칩이 좀처럼 빠지지 않아 송유리는 또 이성을 잃고 눈물을 쏟아냈다.
“이진 언니, 이게 안 열려요...”
“괜찮아, 침착하게 해보자.”
송유리가 조급해하니 황이진도 덩달아 당황하며 온 휴게실을 이 잡듯 뒤져서 배달에 딸려온 이쑤시개를 찾아냈다.
“이걸로 해봐.”
이쑤시개를 한참 동안 들이밀던 송유리는 우여곡절 끝에 고인성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이 번호로는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 멘트만 들려왔다.
몇 통을 더 걸어봐도 여전히 똑같은 멘트에 송유리는 또 눈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로 황이진을 보았다.
“언니 핸드폰 고장 난 건 아니죠?”
“아무래도 네가 차단당한 것 같아.”
“...”
“차단당했을 때만 나오는 멘트거든 그거.”
“...”
황이진과 눈이 마주친 송유리는 고인성이 이런 옹졸한 행동을 했다는 것에 상당히 놀란 듯 보였다.
“좀 유치하긴 하네.”
황이진이 웃으며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지만 송유리는 이미 눈물이 맺힌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봤다.
“그럼 내 번호로 걸어봐. 낯선 번호니까 차단당하진 않았을 거야.”
“네.”
친구추가도 핸드폰 번호로 한 거라 송유리의 핸드폰에는 고인성의 번호가 적혀있었다.
그렇게 송유리가 번호를 받아적으며 다시 한번 걸어보려고 할 때 가득 쌓인 문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나 레스토랑 도착했는데, 언제 와?]
[뭐야? 너 어디야?]
[또 말도 없이 사라지는 거야? 이번에 준비한 핑계는 뭔데?]
[나 바람맞힌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나오기 싫으면 그냥 평생 보지 말자.]
[넌 진짜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저 말을 끝으로 고인성에게서는 더 이상 문자가 오지 않았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상처가 가득한 몸은 아직도 아픈데, 이 와중에도 연락하려고 애쓰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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