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그 말에 화가 난 송유리는 바로 고인성의 발을 밟아버렸다.
힘을 주어 밟았는데도 신음하나 흘리지 않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던 송유리는 그제야 자신이 선을 넘었다는 생각에 다급히 사과를 했다.
“미안해요.”
잠시 고인성과 자신의 신분 차이를 망각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긴 했지만 사과가 워낙 빨랐던 탓에 고인성은 뭐라 하지도 못하고 소파로 가 앉았다.
아무렇게나 놓은 두 다리와 정교하기 그지없는 얼굴은 마치 이곳이 화보 촬영장처럼 느껴지게 했다.
“그런 식으로 부탁할 거야?”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송유리 본인 잘못이었기에 그녀는 쫄래쫄래 고인성에게로 다가가 그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그녀가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고인성은 일부러 자신의 옆자리를 보며 말했다.
“태도에 신경을 좀 써야 할 텐데.”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 없는 송유리도 알아챌 만한 암시라서 그녀는 바로 그의 옆자리에 딱 붙어 앉았다.
먼저 자신에게 다가와 준 송유리에 고인성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송유리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고인성에게 자신의 맑고 예쁜 얼굴을 들이밀며 물었다.
“어떻게 하면 도와줄 거예요?”
“빌어봐.”
“제발요! 내가 이렇게 빌게요.”
할머니가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면 송유리는 뭐든지 할 수 있었기에 바로 눈을 감고 외쳤다.
생각보다 쉬운 방법에 송유리는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쉽게 내뱉은 말일수록 값어치가 떨어진다는 걸 그때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입으로 하는 말엔 진정성이 없지.”
“그럼 어떻게 해야 진정성이 있는 거예요?”
“알아서 생각해.”
갑자기 도도한 척 자신과는 눈도 안 마주치는 고인성에 송유리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미간까지 찌푸리며 생각했다.
“가서 천천히 생각해봐. 급한 건 아니니까.”
그때 숨을 죽인 채 고인성을 기쁘게 할 방법을 생각하던 송유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인성 씨가 말하면 주 선생님이 들어줄까요?”
“송유리.”
경고의 눈빛과 함께 갑자기 높아진 데시벨에 깜짝 놀란 송유리는 소파의 다른 한쪽으로 떨어져 앉고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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