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02화
하지만 이리 나리는 여전히 고통을 못 느끼는 사람처럼 고집스럽게 이리봉청을 품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의 고통은 오히려 이리 나리를 안심시켰다. 지금 이 순간이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리봉청이 아직 살아있다.
그녀가 아직 살아있다니…!
하늘이 불쌍히 여겨 살려두신 것 같았다.
어쩌면 이리 나리 목에 흐르는 선혈을 보고 이리봉청은 조금 정신이 들었다. 미쳐 날뛰던 것이 조금씩 잦아들고 피비린내를 맡자 막연한 의문의 눈빛이 떠올랐다.
이리 나라가 천천히 이리봉청을 놔주며 그녀의 얼굴을 한없이 바라봤다. 이리봉청의 눈빛에서 망연자실함을 느끼고 이리 나리는 가슴이 미어졌다. 허리를 숙여 베개를 집어 이리봉청의 품에 두자 이리봉청이 꽉 안고 얼른 달아나 의자에 가서 앉더니 아파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 우리 아가!”
이리 나리는 천천히 이리봉청 앞에 꿇어앉았다. 이리봉청이 손가락으로 베개를 쓰다듬는 것을 보자 눈물이 다시 앞을 가렸다. 가슴에 비통함을 간신히 누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불렀다. “엄마!”
이리봉청이 멈칫했다. 잠깐 정지한 듯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리 나리를 보고 두 손으로 여전히 베개를 꽉 껴안고 놓지 않으면서도 이리 나리의 얼굴을 자꾸 쳐다보며 의혹의 표정을 지었다. 무언가가 천천히 깨지고 있었다.
이리봉청은 떨면서 손을 내밀어 이리 나리의 얼굴을 덮었다. 솟아나는 눈물이 차가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다가 이리봉청의 손등을 타고 흘렀다.
그러자 이리봉청은 손을 거두고 손등의 눈물을 한없이 바라봤다.
“아가?” 이리봉청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의구심이 든 탓에 눈이 빠르게 깜박였다.
앉은 자세를 바로 하고는 베개가 스르륵 무릎에서 떨어져도 신경 쓰지 않고 자세히 이리 나리를 바라봤다.
이리 나리는 눈물을 머금으며 방긋 웃어 보였다. 이리봉청이 자기 얼굴을 매만지는 손을 잡고 목이 메어 거의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저 입니다..!”
이리봉청이 두 손바닥을 위로 하고 천천히 펼치더니 뭔가를 껴안는 동작을 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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