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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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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1화

칼을 들고 우문호를 덮친 원경릉 “알았어요, 알았다고. 내가 뒤로 가요.” 우문호는 천천히 뒤로 후퇴해 침대까지 물러선 김에 아예 침대에 걸터앉았다. 원경릉은 비틀거리며 탁자 앞으로 걸어가더니 의자를 보자마자 엉덩이 한쪽을 털썩 걸터앉는데 제대로 균형이 안 집혀서 바닥에 나뒹굴고, 의자도 뒤집어져 원경릉의 무릎을 덮쳤다. 원경릉은 거칠게 한 발로 발길질을 해봐도 사나워진 정신을 돌이킬 수 없었다. 들고 있는 식칼은 너무 무거워서 손목이 아파오는 바람에, 쥐고 있기 힘들어 결국 ‘챙강’ 소리 나게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 탄력으로 일어서는데 손이 하필 그 때 위로 들리면서 칼날을 스쳐 팔에 칼자국이 나면서 피가 베어 나왔다. 원경릉은 바닥에 주저앉아 몇 초간 멍하니 있었다. 자기가 식칼로 사람을 베려고 왔는데 어째서인지 결국 다친 건 자기 자신이란 사실에, 분노가 억울함과 슬픔으로 바뀌어 입을 한 번 삐쭉하더니 ‘으왕’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우문호는 원경릉이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주저 앉아 펑펑 우는 게 심하게 괴롭힘 당한 아이 같아 마음이 짠한 데다, 피가 흐르는 손으로 대충 눈물을 훔쳐서 얼굴에 피가 묻은 게 싸움에선 진 들개 마냥 처량하고 불쌍했다. 우문호는 아무 말 없이 원경릉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전에 남겨둔 면보를 자르더니 상처를 지혈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가볍게 한숨을 쉬며, “내가 잘못했다고 칩시다, 됐습니까? 울지 마요, 원래도 못 생겼는데 이러면 더 못생겨 지니까.” 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열 받아서 더 울며 우문호를 밀쳐내고, “저리 가, 누가 너더러 착한 척 멋진 척 하래? 내가 지금 이 지경이 된 게 다 누구 때문인데.” 우문호는 밀려서 바닥에 넘어지며 상처를 손으로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하며: “너 상처 건드렸어.” “왜 아직 안 죽었냐?” 원경릉이 화가 나서 말했다, 우문호는 눈가를 부드럽게 하며, “과부가 되겠다고 애쓰는 건 또 처음 보네, 그래, 내가 죽으면 울다가 죽지나 마라.” 원경릉은 우는 것도 잊고 화가 나서 눈을 부라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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