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6장
강서준의 눈빛은 간절함으로 가득했다.
“다인아, 오빠가 부탁할게. 이번 한 번만 부모님 생각해서 도와주면 안 돼? 이건 부모님이 우리에게 남겨주신 유일한 유산이잖아.”
강다인은 잠시 시선을 내리깔았다. ‘부모님’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녀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렸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강동준을 바라봤다.
“도와줄게. 시스템을 고쳐줄 수는 있어. 하지만 조건이 있어. 방금 나한테 했던 모든 말에 대해 사과해! 나를 해커로 몰아붙인 건 명백한 모욕이니까!”
강동준은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이를 악물었다.
‘사과하라니, 절대 불가능해!’
그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듯이 이를 악물었지만, 강서준이 다가가 그의 어깨를 붙잡고 낮은 목소리로 설득하기 시작했다.
“형, 지금 중요한 건 자존심이 아니야. 다인이는 우리 동생이야. 가족끼리라면 한 번쯤 고개를 숙일 수 있잖아. 어릴 때는 다인를 업어주던 형이었잖아. 그 기억 다 잊었어?”
강동준은 그 말에 잠시 머뭇거렸다.
그는 어릴 적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정말 강다인을 애지중지하며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을 주고 싶었다. 강다인이 금빛 왕관이 예쁘다고 말했을 때, 창업한 첫 수익으로 그 왕관을 사줬던 기억도 생생했다.
‘근데 대체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멀어지게 된 걸까?’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마침내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방금은 내가 진짜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너한테 우리 회사 시스템을 해킹했다고 몰아붙인 거야. 그건 내가 잘못한 거야.”
강다인은 그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웬일이야? 강동준 씨 입에서 사과를 다 듣게 된다니!”
강동준은 집안에서 늘 모두가 우러러보는 가장 같은 존재였다.
밖에서는 업무 특성상 참을성을 발휘해야 할 때가 많았지만, 집에서는 전혀 달랐다. 가족들에게는 쉽게 짜증을 내고 인내심도 거의 없었다.
겉으로는 타인에게 친절하지만, 가장 날카롭고 못된 면은 가족들에게 고스란히 드러냈다.
강다인은 한 번도 강동준이 가족 중 누구에게라도 고개 숙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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