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장
강동준은 극심한 고통에 표정이 일그러졌다.
“강다인, 너 미쳤어?”
강다인은 머리가 산발이 된 채 입가를 쓱 닦았다. 그녀는 싸늘한 눈빛을 한 채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이건 다 오빠들 때문이야.”
그 사이 강별은 김지우를 부축했다. 김지우는 여기저기 쥐어 터져 얼굴이 팅팅 부어올랐고 머리도 이미 헝클어져서 엉망이었다. 그러던 그때 김지우는 갑자기 서러운 듯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동준 오빠, 오빠는 제 편 들어줘야 해요. 강다인이 나 때렸어요!”
강동준은 너무 난감해 강다인을 바라봤다.
“아직도 사과 안 해?”
“사과?”
강다인은 뒤돌아 테이블 위에 놓인 꽃병을 집어 들더니 강동준에게 내던졌다.
“나한테 먼저 손댄 건 김지우인데 내가 왜 사과해? 사과는 무슨 얼어 죽을!”
강다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손에 잡히는 대로 부숴버리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어릴 때부터 항상 이랬지. 김지우가 울면 내가 사과해야 하고. 젠장. 내가 왜 사과해야 하는데? 말해 봐. 내가 오빠들한테 빚진 거라도 있어?”
기분이 다운될 대로 다운된 강다인은 부술 수 있는 건 모두 부숴버리더니 옆에 있는 링거대를 확 낚아채 멀리 서 있는 오빠들을 바라봤다.
“다시 한번 말해 봐. 내가 뭘 사과해야 하는데? 못 들어서 그래.”
강다인은 도덕적인 잣대로 사람을 억누르는 건 딱 질색이었다. 차라리 이렇게 미친 듯 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후련했다.
...
난장판이 된 병실 안에서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강동준은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둘러보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강서준, 네가 강다인을 너무 오냐오냐해줘서 애가 어떻게 컸나 봐 봐!”
‘걸핏하면 물건을 부수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
강서준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강다인이 이렇게 된 건 다 오빠인 저들 잘못이지 절대 강다인을 탓할 수 없다.
강서준은 고개를 들어 강다인을 바라보더니 미안한 어조로 말했다.
“물건 먼저 내려놓고 얘기할까?”
“싫어!”
강다인은 아예 탁자 위에 올라갔다. 차라리 이대로 미친 척 끝장을 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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