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강서준이 이 모든 걸 준비한 건 사실 다 강다인을 위한 것이었는데 김지우가 오히려 더 주목을 받고 있으니 강서준은 그저 답답했고 오해라고 해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왜 매번 강다인과 관계 개선을 하려고 하면 김지우가 나타나서 일을 그르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김지우가 눈시울을 붉히며 억울한 표정으로 강다인에게 말했다. “다인 언니. 진짜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나는 언니가 신분 노출하지 않은 게 다 인턴 생활을 잘해 보려고 그러는 줄 알았지.” 강다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태세를 전환한 김지우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 전생에 왜 김지우에게 그렇게 당했는지 알 것 같았다. 기술팀 팀장은 김지우가 울자 얼른 앞으로 나섰다. “대표님, 저는 이 일이 김지우 씨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신분을 밝히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은 강다인 씨 본인이니 다른 사람을 탓할 수는 없죠.” 기술팀 팀장은 선뜻 나서서 편들어주는 모습이 너무 멋져 김지우가 반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강서준이 그런 기술팀 팀장을 쏘아보며 말했다. “어제 회사에서 내 동생에게 손댄 사람이 바로 그쪽이죠? 마침 찾으려고 했는데.” 기술팀 팀장의 얼굴이 순간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어제 먼저 손찌검한 사람은 대표님 동생이에요.” “그건 그쪽이 먼저 욕설을 퍼부어서겠죠. 내일부터 나오지 마요.”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는 아예 다른 상황이 펼쳐지자 기술팀 팀장이 김지우에게 살려달라는 눈빛을 보냈고 김지우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 “서준 오빠, 팀장님이 방화벽을 금방 복구해서 큰 문제를 해결했는데 이렇게 자르는 건 아니지 않아요?” 강서준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다인이가 복구한 거 아니었어?” 매니저가 바로 설명했다. “아까 강다인 씨가 누군가 코드를 훔쳐 갔다고 했습니다.” 매니저는 이 프로젝트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강다인은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기에 어느 정도 실력이 있었지만 기술팀 팀장이라는 사람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방화벽 문제를 갑자기 해결했다는 게 오히려 더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