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기압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박서준은 길쭉한 다리를 움직여 백아린의 손목을 잡고 화를 애써 억누르고 있었다.
“나 따라와.”
만취 상태에 놓인 백아린은 박서준이 눈에 들어오자 거의 몸부림치지 않고 그를 따라나섰다.
옆에 앉아 잇는 권은비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백아린을 향해 말을 건넸다.
“백아린 씨, 주량이 안 좋으면 밖에 나와서 이렇게 술을 마시면 안 되죠. 오늘에는 우릴 만난 게 그나마 운이 좋아서예요.”
“만일 운이 나빴으면 진 배우님과 백아린 씨가 모두 부상을 입었을 수도 있잖아요. 게다가 서준이가 무슨 부르면 나오는 경호원이에요.”
권은비의 목소리를 듣자 백아린은 박서준의 손을 밀치고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술이 많이 마신 탓에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워 뒤쪽으로 휘청거리고 있었다!
진수한은 본능적으로 부축에 나서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조심해요.”
박서준은 싸늘한 눈빛을 띠며 백아린의 손목을 잡았다.
“내 부인은 내가 알아서 챙길 테니 신경 끄시죠!”
백아린은 박서준의 손을 뿌리치고는 눈앞이 혼미해졌는데도 억지를 부리고 있었다.
“누가 너더러 날 구하러 와달라고 했어? 내 눈앞에서 사라져!”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박서준은 옆에 늘어뜨린 손에 주먹을 불끈 쥐더니 백아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막말을 퍼부었다.
“백아린! 넌 정말 누가 와도 거절하지 않는구나!”
쿵!
취기로 몽롱하기는 해도 박서준이 내뱉은 말은 여전히 칼날처럼 그녀의 가슴에 꽂히고 있었다!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흐르고 있는 그녀는 눈을 깜빡거렸으나 시야가 흐려 앞사람의 표정을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
“박서준 씨! 정말 너무하시네요!”
서하영은 달려들어 백아연을 감싸고 돌았다.
“당신이 밖에서 여자하고 놀아난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아린이를 모욕하는 거예요? 당신이 그러고도 남자예요?”
“저 사람들이 먼저 시비를 걸어온 건데 왜 그 책임을 아린이한테 돌리는 거냐고요?”
친구가 하는 말이 들리지가 않는 백아린의 머릿속에는 온통 방금 백서준이 내뱉은 무심한 말들이 맴돌고 있었다.
그녀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