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내가 막 해명을 하려는데 주한준의 다른 질문이 들려왔다.
“합격 통지는 어떻게 된거야?”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일전의 대사는 그저 복선에 불과했다. 주한준이 가장 묻고 싶은 건 그거였다.
나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주 대표님이 아시는 대로 가고 싶지 않아서 포기했어요.’
그 말을 할 때 나는 긴장감에 차키를 꽉 움켜쥐었다.
머릿속에 당시 겨우 모은 2천만 원을 유학 중개 센터에 건네주던 장면이 떠올랐다.
2년 전, 출국 유학 심사가 지금같이 치가 떨릴 정도로 엄격하지 않던 시절에도 한가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다. 바로 유학 보증금이었다.
그것은 심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고 학생으로서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돈도 딱 그정도뿐이었다.
하지만 하필 중개인은 나에게 계좌에 있는 총액은 고작 한 사람만 겨우 출국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당시에 나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이 남진아의 능력으로 1, 2년쯤 늦게 가도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한준은 나보다 이 기회가 더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합격 사실을 숨겼다.
그리고 겨우 모든 내 전 재산 2천만 원을 전부 주한준에게 주었다.
“왜,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야?”
주한준의 까져묻는 목소리에 번뜩 정신이 들었다. 나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유학을 포기한 건 나 혼자만의 결정이었으니 주 대표님은 그 일로 괜히 마음에 담아 둘 필요 없어요. 뭐 정말로 계속 신경이 쓰인다면 내가 주 대표님한테 정기 예금 하나 들었다고 생각하고 저한테 돌려주시면 돼요>”
“남진아!”
별안간 버럭 소리를 지르는 주한준에 나는 화들짝 놀랐다. 주한준을 보자 서슬퍼런 얼굴로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게 보였다.
주한준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온몸에서 위험한 아우라가 뿜어졌다.
별안간 이런 때에 돈 얘기를 하는 건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죄송해요.”
나는 갑을 상대할 때의 성의를 꺼냈다.
“전….”
“정말로 그뿐이야, 남진아?”
주한준은 다시 한번 나의 풀네임을 불렀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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