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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임지아가 세네 페이지쯤 되는 제안서를 나에게 건넸을 때 나는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임지아는 가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노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양식과 디자인을 봤을 때 이 제안서에도 장점은 있었다. 하지만 전체 제안서의 내용을 본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의 제안서에는 온통 우리 게임의 연애를 할 수 있는 가상의 네 남자 주인공을 중점으로 하고 있었다. 임지아의 제안서에는 인물 캐릭터는 유저의 과금액을 결정하니 남자 주인공의 외모는 몹시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프로젝트 하나도 완성한 적 없는 임지아는 우리의 남자 주인공 이미지가 완벽하지 않으니 다시 디자인하기를 건의하고 있었다. 이건 그녀가 제안한 첫 번째 점이었다. 그 점에 대해 나는 딱히 놀랍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말이다. 이전에 비슷한 일을 한 적도 있어 이해를 할 수 있었지만 다른 건의는 바로 우리의 남자 주인공 중 하나인 경제금육학과의 호구 남신의 캐릭터 설정을 바꾸자는 것이었다. 고고한 꽃 컨셉으로 말이다. 호구에서 엘리트로, 그리고 엘리트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주한준과 똑같다고 할 수 있었다. “호구의 배경 설정은 한준의 이미지와 쉽게 연상이 된다.” 임지아는 제안서에 이렇게 적었다. “영한 그룹의 대외적인 이미지에 불리하니 수정이 필요하다.” 영한 그룹 대표 이사 사모님 같은 말투였다. 아주 강압적이었다. 제안서를 닫은 나는 임지아를 흘깃 쳐다본 뒤 말했다. “제안서는 열심히 썼네요. 하지만 임 팀장, 자세히 프로젝트 사업 제안서를 읽어봤다면 애초에 프로젝트를 설립할 당시 주 대표님의 승인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나는 간접적으로 주한준도 경제금융학과 호구 남자주인공의 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귀띔해 주었다. 임지아의 표정이 굳더니 잠시 멈칫하며 말했다. “진아 선배, 당시에 오빠는 저를 위해 학교에 제출할 프로젝트를 찾아주려고 하고 있었고 너무 갑작스러웠던 데다 마침 선배와는 알던 사이이니 이런 협력을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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