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내가 눈을 감은 채 정신을 차리자고 다짐하던 순간, 허리가 조여 오더니 갑자기 몸이 붕 떴다.
눈을 떠보니 내가 주한준에게 안겨 있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구조대원이 곧 도착하니 두려워하지 마."
주한준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보기 드물게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착각인 줄 알았던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떠보았고, 바짝 힘이 들어간 주한준의 팔을 밀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으니 이만 내려줘."
주한준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시선을 들어 올려 급급히 달려온 정지훈을 바라보았다.
"구조대원은?"
질문하는 주한준의 목소리가 불안정하게 떨렸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 나는 주한준의 이마에 불끈 솟아난 핏줄을 보게 되었다.
어쩐지 이성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왔어요. 곧 도착해요."
정지훈이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위로했다.
"형수님, 두려워하지 마세요. 진료소가 여기서 아주 가까우니 아무 일 없을 거예요."
나는 정지훈의 말을 바로잡았다.
"호칭이 틀렸어요.”
말을 마친 나는 정지훈의 어깨 너머로 이곳으로 다가오는 임지아를 보게 되었다.
임지아가 숨을 헐떡이며 다가와 주한준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오빠, 왜 진아 선배님을 안고 있어요?"
서운한 말투에는 떠보는 듯한 기색이 묻어났다.
임지아의 추궁에 주한준도 자기 행동이 부적절한 것을 깨달은 듯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여자가 다쳤어."
말투가 음산하고도 차가웠다.
임지아는 표정이 굳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그러니까... 넘어져 다친 사람을 바로 안아 들면 안 된다는 뜻이에요.”
말문이 막힌 주한준이 정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
"구조대원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당황한 정지훈의 눈빛에 억울한 기색이 묻어났다.
나는 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
"주 대표님, 임 팀장 말이 맞아요. 저를 이만 내려줘요."
만약 조심하지 않아 뼈가 어긋나게 된다면 정말 골치 아프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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