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장
나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언제 있은 일이야?"
"오늘 아침 한준이가 비서를 데리고 원장님 사무실에 왔었어."
엄겨울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내가 알기론 영한 그룹에서 이미 CBD 부근의 사무실을 계약했어. 동료가 그러는데 그중 한 층을 학교랑 기업이 협력하는데 쓰기로 했대. 아주 잘 기획했어."
그러니까 주한준은 보충 조항에 있는 두 개를 잘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학원 측의 체면도 제대로 살려주었다.
하지만 분명 전날 밤까지도 우리 앞에서 노 교수님에게 무안을 줬었다.
"참, 학원 측에서 다른 기증금도 받았다고 들었는데."
임지아의 통화가 생각나서 나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풍민정 씨야?"
"맞아."
엄겨울은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진아야, 나도 알지 못했어."
"학교에 기부한 건 좋은 일이지."
풍민정의 오만함을 나랑 오영은은 제대로 맛보았던지라 더 말하지 않고 말을 삼켰다.
"내일 저녁 연회가 너무 기대돼."
엄겨울은 주제를 돌리며 말했다.
"진아야, 나도 학교 측에서 4명이 참석하는데 나도 그중 한 명이야."
"그래, 그때 봐."
전화를 끊은 나는 얼굴이 굳어버렸다.
기부금이 이런 방식이 해결됐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러니까 주한준이 그렇게 크게 화낸 건 자기가 이미 학교랑 기업이 협력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다 준비했었는데 그 기사가 그걸 망쳐서 그런 건가?
만약 그런 거라면 그 기사는 정말 없어도 되는 기사였다.
그렇다고 해도 주한준이 함부로 사람을 모함해도 되는 건 아니었다.
주말 저녁이 되자 나랑 오영은은 시간을 맞춰 계약식에 도착했다. 나는 멀리서부터 로비 중앙에 있는 세팅에 끌렸다. 오버되지 않았지만 아주 고귀하고 우아한 게 분명히 주한준 스타일이었다.
고객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았고 그기에는 평소 잘 만날 수 없는 고층인사들도 많이 있었다.
둘러보던 중 나는 우연히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있는 주한준을 보게 되었다.
주한준은 검은색 정장을 하고 꼿꼿이 서 있었는데 마치 밤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눈부셨다.
인정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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