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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장

심화연은 영한 그룹 빌딩까지 나를 쫓아와서 말했다. "진아야, 화내지 마." 심화연은 내 손을 잡고 긴장한 말투로 말했다. "모두 아줌마 탓이야, 다 내 탓이야."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심화연을 쳐다보았는데 심화연은 뭔가 찔리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내 느낌에 심화연은 분명히 나한테 속이는 게 있는 것 같았다. 심화연도 내 눈빛을 눈치챘는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임지아가 병원에 왔을 때 너보다 똑똑하지 못하다고 내가 한마디 했거든, 그러다가 실수로 기사 말을 해버렸어." "그래서요?" "그리고 나서 한준이한테서 전화가 왔어. 원래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어서 한준이가 너한테 시비걸 거라고 생각 못 했어..." 심화연은 부끄러운 듯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 "한준이가 너한테 주씨 가문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말라고 했거든. 그래서 왜 네가 그런 의견을 제기했냐고 물어봤을 때 내가..." 주한준한테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 거였다. '잠깐, 그 말은 그러니까 주한준이 심화연한테 절대 나한테 주씨 가문 일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나는 순간 심장이 멈칫해서 손에 힘을 주고 일부러 침착한 척하며 말했다. "아줌마, 주 대표님은 제가 아줌마한테 불리한 일을 할까 봐 그런 거예요?" "그건 아니야." 심화연은 경계하듯 주위를 지켜보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내가 다른 사람이랑 주씨 가문에 대해 말하는 걸 한준이가 싫어해. 너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야." 주한준은 심화연이 막 말하고 다닐까 봐 그런 거였지 일부러 나를 조심해서 그러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진아야, 걱정 마. 기부금 6억은 아줌마가 꼭 잘 해결해 줄게." 심화연은 내 손을 꽉 잡고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네가 오늘 많이 억울했겠어." 나를 억울하게 만든 장본인을 앞에 두고 나는 "이제는 보지 말자"는 말을 겨우 삼켰다. 기부금이 입금될 때까지 참자고 생각했다. 주한준은 이미 사이가 나빠질 대로 나빠졌으니 더 이상 예전처럼 회복시키려고 애쓰고 싶지 않아서 그냥 지금처럼 지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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